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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쓰는 데 유용한 팁

by 해들임 2019. 1. 18.


글 잘 쓰기와 출판하기

-좋은 글을 써서 출판하고 싶을 때



‘꽃방’이라는 낱말을 아는 당신은 왕 중 왕


운동량이 부족한 데다 자주 술을 마시는 나는, 주말에 사우나를 즐기는 편이다. 단순히 땀을 빼기 위해 가는 것만은 아니다. 교정 볼 원고나 퇴고 또는 완성해야 할 수필이나 시를 가져가 일도 하고 땀도 빼고 휴식도 취한다. 그러다 보니 사우나에서 머무는 시간은 보통 5~6시간이 넘는다.

어제도 좀 과음을 하였다. 그간 쌓였을 알코올 기도 뺄 겸 휴식 차 사우나로 갔다. 그곳에는 불가마가 두 개가 있다. 뜨거운 열기를 유지하기 위해 번갈아 개장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불가마를 뜨겁게 달구어 첫 문을 연 방을 '꽃방'이라고 하였다.

몇 주 전 불가마에서 어떤 아주머니에게 들은 말인데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정말 등재되어 있었다. 평소 국어사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예쁜 낱말에 관심이 많은 내게 ‘꽃방’이라는 말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리고 ‘꽃방’이라는 낱말을 알고 있는, 평범해 보였던 그 아주머니가 다시 보였던 것이다.

 

국어사전에서 꽃이라는 낱말을 찾아보면, "일부 명사 앞에 붙어, ‘맨 처음으로 된’ 또는 ‘맨위에 뜬’의 뜻을 더하는 말."로 설명되어 있다.

접두사로써의 '꽃'을 의미한다.

'꽃등'도 그런 뜻이다. 이외에도 꽃잠, 꽃국, 꽃소주, 꽃국물, 꽃물 등도 있다.

 

우리 국어사전에는 사람들이 불러주지 않아 훌륭한 낱말이 숨을 못 쉬고 있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죽어 있는 이런 낱말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일, 다시 말하면 언어의 사회성을 붙여주는 일은 우리 글로 행복을 누리는 이들의 의무가 아닐까 한다. 언어의 사회성은 언어가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수백 년 전 고어도 사람들이 꺼내 쓰면 사회성이 붙는 것이다.

 

잘 써먹지도 못한 외국어 단어는 부지런히 외우면서 우리 어휘에는 인색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새로운 상식용어가 등장하면 아무리 어려운 말이라도 민감하게 써먹는 이들도 있다. 얼마 전 '럭셔리하다'는 말을 유행처럼 자주 썼는데 솔직히 못마땅하였다. 외래어로 자신을 치장하는 거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문학류 글에서 모르는 낱말이 나오면 앞뒤 문맥상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더라도 반드시 국어사전을 찾아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지금은 인터넷이 있으니 몇 초면 찾아볼 수 있다. 독자에게 사전을 찾아보게 하는 수고로움을 끼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으나, 사전을 찾아보는 일은 수고로움도 비판 받을 일도 아니다.

 

더 나아가 글을 쓰는 사람들은 어휘력이 풍부해야 한다. 내가 '국어사전에 숨은 예쁜 낱말'을 출간한 것도 이상과 같은 이유였다. 예쁜 낱말을 부지런히 익혀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은 자기 발전이다.

예쁜 낱말 하나가 문장을 아름답게 하고, 한 편의 글을 품위 있게 하기도 한다. 아무리 예뻐도 낯선 낱말을 글에서 남용하면 안 되지만 나만이 알 수 있는 예쁜 낱말 한두 개 정도는 글에 심어두어도 괜찮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 되고 싶다

-모방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국어사전 속

죽어 있는 낱말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내 시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국어사전에 숨은 예쁜 낱말'들을

누가 시로, 글로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시는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내 시에게

내 시는 너에게

잊히지 않는 눈짓이 되고 싶다

너와 내 시를 밝히는 등불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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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써서 출판하고 싶을 때는 출판에 관해 먼저 아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