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이후, 코로나로 열리지 못하던 제4회 K-하모니카 페스티벌이 10월 26일-27일 이틀간 서울 교육대학교에서 열렸다. 나는 연주자로 참여한 게 아니라, 박은우 저자의 <하모니카 종합 악보집> 홍보 겸 판매 목적이었는데, 덤으로 하모니카 축제를 즐기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이 낯선 장소가 어색하기도 하였지만, 이곳에서 뜻밖의 지인들을 만나게 되니 마치 페스티벌의 일원이 된 기분이었다.
K. 필 하모 벤드 단장 박은우 형님이야 같은 문인로서 20년이 훌쩍 넘은 인연이다. 이 분은 시인으로서, 종합예술인으로서 예술적 열정이 남다르다. <그늘 속의 그림자>, <초록도 해탈의 대상인가요> 등 이분 시집도 모두 내 손을 거쳐 출간되었다.
광주에서 올라온 사)뉴월드 하모니카 황금화 대표는 내 사촌 여동생의 친구이다. 2년마다 광주에서 제자들이랑 정기연주회를 하는데 내가 참석하진 못해도 꽃바구니를 보내 축하해준다. 지금은 하모니스트로써 뿐만 아니라 지도자로 위치를 확고히 해간다. 황금화 대표는 K-하모니카 페스티벌에 연주자가 아닌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연주에는 제자들이 참여한다.
1369 하모니카 연주단 하순실 대표도 만났다. 하순실 대표도 시인으로서, 문인들 모임에서 하모니카 연주로 모임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주곤 한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1369 하모니카 연주단 연주 또한 감동이었다.
부부 하모니스트 양창복 선생님과의 짧은 만남도 인상적이었다. 이분은 우리 해드림출판사에서 펴낸 박은우의 <하모니카 종합 악보집>만큼 완전한 악보집도 드물다는 말로, 우리 책의 가치를 인정해 주었다. 신들린 듯한 이분의 연주는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다벨악기에서 주최한 이번 k-하모니카 페스티벌에서 하모니카 연주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악기 중의 하나인 하모니카가 그토록 품위 있고, 오케스트라 같은 장중한 연주를 해내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 귀하고 아름답고 흥겨운 연주 축제를 하모니스트들만 즐기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은 것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으나, 일반인에게도 널리 홍보하여 일반 관객들과 함께한다면 하모니카 인구를 늘리는데도 기여할 것이고, 많은 사람이 하모니카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도 되지 않을까.
하모니카를 판패하는 매대 앞을 서성거리다가 다벨사의 하모니카 하나를 구매하였다. 하모니카를 제대로 배워볼까 하는 마음이 불쑥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쩌랴, 이 나이 되도록 먹고 사는 일이 옥죄다 보니, 무언가 나를 위한 투자할 기회조차 없다. 그저 새로 산 하모니카를 만지작거릴 뿐….
'영화_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4회 K-하모니카 페스티벌 오캐스트라, 뉴월드 하모니카 (0) | 2024.10.27 |
---|---|
제4회 K-하모니카 페스티벌, 1369 하모니카 연주단 (0) | 2024.10.27 |
제4회 K-하모니카 페스티벌 오캐스트라, 박은우 (0) | 2024.10.27 |
트로이메라이(Traumerei)를 하모니카로 연주할 때 분위기 (0) | 2024.03.06 |
아름다운 하모니카 연주, 투우사의 행진곡 숫자악보 (0) | 2024.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