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혁 작가의 [6인의 검객],
4~50대 젊은 날부터 그려진 유쾌한 세상 도전사
[6인의 검객]은 고향인 부산을 무대로 중학생 때부터 중년 때까지 작가를 비롯한 여섯 명 친구의 독특한 삶을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구수한 사투리와 더불어, 마치 여섯 편의 단편소설 혹은 영화처럼 꾸며진 이야기들이 4~50대의 아련한 추억을 자극한다.
첫 번째 주인공으로 등장한 ‘삼식이’, 본인은 부모에게 자신의 이름이 촌스럽다고 불평하지만 부모는 ‘이놈아! 남들한테 막 불려야 잘 살아!’라는 명쾌한 논리로 잠재우는 정서가 기본 배경이다.
‘검객’이라는 표현은 적어도 한 분야에서 1인자라는 의미이다. 창과 대화, 도박, 술, 주먹, 춤을 소재로 한 이 여섯 주인공을 칭하는 면면이 벌써 독자의 흥미를 자극한다. 포경선 선장 삼식이, 카운슬러 윤식이, 프로 도박사 주원이, 야전사령관 우승이, 해결사 강철이, 프로 댄서 칠억이 등이 펼쳐 보이는 진중하면서도 파란만장한 세상 도전사가 독자를 웃고 울리게 하는 책이다.
낀 세대의 고단하지만 진중한 인생사
여섯 명의 주인공이 태어난 1969년은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이 아폴로11호를 타고 동화 속에만 존재했던 달나라에 착륙하며 신기원을 열었던 때이다. 그날 이후 하늘에는 인공위성이 뜨고 컴퓨터와 휴대폰이 등장하고 자동차로 가지 못하는 곳이 없는 광속의 시대를 맞았다.
가속페달을 밟은 세상의 속력에 우리는 따라가기 위해 허둥댔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들이 느림의 미학을 버리자 휴머니즘의 끈끈한 점성 또한 떨어져 갔다.
부모 부양과 자식의 뒷바라지 그리고 노후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이들 세대를 낀 세대라 한다.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산업화의 호황으로 많은 혜택을 받았지만, 현시점에서는 가장 힘든 세대일지 모른다. 희망퇴직, 권고사직, 구조조정, 비정규직, 파견직 근로 그리고 감원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삼백 여 독회 후 탄생한 [6인의 검객]
타임머신을 타고 잠시 옛 시절로 돌아가 보는 재미를 줄 이 책 구상에서 완결까지 작가는 사 년여의 시간을 쏟았다. 이 시간이 글 쓰는 시간이 아니라 교정하는 시간임을 새삼 절감하면서, 검객당 최소 삼백여 번 들여다보며 끝없는 교정을 이어왔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스스로 수 없이 반문하며 탈고를 한 이후 다시 일 년여 시간을 보내며 글의 체지방을 줄이는 노력을 더 하자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이들의 세상 도전사이자 젊은 날의 소고이다. 또한, 작가에게는 열정으로 탄생시킨 세 번째 자식과도 같은 책이다. 최선의 고민이 지면에 담겨 있음을 작가는 담담히 고백한다.
이 책을 통해 작가는 주인공들이 간직한 추억을 회상하며 기로에 선 이들을 진정으로 위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람을 갖는다. 그리고 새롭게 만나게 될 소중한 인연과 알고 있는 모든 이의 추억의 영사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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