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아내가 묵은지 넣어 고등어를 조렸습니다
작은 가시가
꽃잎 같은 목구멍에 박힙니다
눈물이 찔끔거립니다
손가락이 닿을락 말락 한 곳에서
연신 따끔대는 가시는
쌈을 삼켜 봐도 꿈쩍하지 않습니다
솜털 같은 가시가 사람을 잡습니다
아내가 물에 십자가를 그어 건넵니다
내가 뱉은 말들이 목구멍에 박혀
이따금 밥숟갈을 놓았을 그녀를 보니
쓸쓸히 퍼진 목주름이
내가 박은 가시만 같습니다.
-‘우리는 누구에게 절박한 무엇이 된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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