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이른 아침 92세 어머니와 함께 지내는 고향 순천의 시골집에서 산책을 나선다. 이곳은 여느 시골 마을처럼 특별히 화려하거나 관광객을 끌어모을 만한 명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이 마을의 산책을 매우 사랑한다. 마을 골목을 지나 신작로를 따라가다 보면 철길을 건너 넓은 논 들판이 펼쳐진다. 지금은 벼들이 무성하게 자라 푸른 물결을 이루고 있다. 이 들판을 따라 걷다 보면 개펄 바닷가에 다다르게 되고, 이때부터는 개펄 바다를 낀 강둑을 따라 산책을 하게 된다. 들판과 개펄 바다의 경계를 걸으며 자연의 소박한 아름다움과 평온함을 만끽할 수 있다.
서울에서 매일 아침 산책을 하던 영등포와 양천구의 안양천과는 사뭇 다르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도시의 산책길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한두 사람 정도 만나게 되는 것이 전부다. 안양천의 퀴퀴한 냄새 대신, 멀리서 개펄 바다 냄새를 품은 바람이 불어오고, 짱뚱어와 농게 등 개펄 생물들을 만날 뿐이다. 자연과 더불어 고요하고 평화로운 산책길에서 나는 숫자 명상을 한다. 0부터 45까지 머릿속으로 숫자를 이미지화하며 걷는 것이다. 다만, 0부터 21까지는 웨이트 메이저 아르카나 0번 바보 카드부터 21번 세계 카드를 떠올리며 걷는다. 이때는 타로 명상이 되는 셈이다.
웨이트 메이저 아르카나 0번 바보 카드부터 21번 세계 카드까지는 우리 인생의 희로애락, 희망과 절망, 용기와 힘, 내면과 현실이 담겨 있다. 이 카드를 통해 자기 내면과 현실의 삶 전체를 묵상하게 된다. 특히, 지난밤 어떤 꿈을 꾸었다면 그 꿈의 상황이 메이저 아르카나 0번부터 21번까지의 카드 중 어느 카드와 유사한지 생각해 보고, 해당 카드가 전하는 메시지를 떠올리면 그 꿈의 해몽이 된다. 예를 들어, 꿈에서 배낭을 메고 여행을 하는데 길을 잃거나 차를 놓치는 상황이 있었다면, 이는 메이저 아르카나 0번 바보 카드의 메시지와 연결지어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산책과 명상은 단순한 일상의 반복이 아닌, 나 자신과 깊은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감정과 생각들을 되짚어 보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고요한 시골의 아침은 서울의 분주함과 대비되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어머니와 함께하는 이 시간은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며, 자연 속에서의 명상은 나에게 큰 위안과 평안을 준다.
이와 같은 경험은 단순히 산책을 넘어서, 나의 삶을 성찰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준다. 특히 타로 카드 명상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지혜를 얻는다. 이는 단순한 카드 점이 아니라,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중요한 과정이다. 자연의 품 안에서,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치유하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된다.
따라서, 매일 아침 산책은 나에게 단순한 운동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고요한 시골길을 걸으며, 숫자 명상과 타로 명상을 통해 삶을 성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은 나에게 있어 매우 소중하다. 이곳 순천의 시골집과 자연은 나에게 큰 위안과 평안을 주며, 어머니와 함께하는 이 시간이 앞으로도 오래도록 지속되기를 바란다. 이렇게 소중한 일상의 순간들이 쌓여, 나의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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