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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드림 신간

지독한 '편애'로 몹시 아팠던 나날, 복진세 에세이집

by 해들임 2023. 8. 21.

복진세 저

면수 208쪽 | 사이즈 135*200 | ISBN 979-11-5634-550-3 | 03810

| 값 15,000원 | 2022년 08월 15일 출간 | 문학 | 에세이 |

 

문의

임영숙(편집부) 02)2612-5552

책 소개

 

수필 한 편, 한 편이 가슴 시린 단편소설

 

우리는 때로는 작은 글, 하나의 단락, 심지어는 한 줄의 문장만으로도 자신의 모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한 믿음은 수필집을 읽을 때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 작가 복진세의 자전 에세이집 [편애]는, 수필 한 편, 한 편이 가슴 시린 단편소설처럼 느껴진다. 그것은 작가의 순간의 감정이 독자의 마음에 닿았음을 의미한다.

[편애] 속의 각 수필은 작가의 사색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짧은 소설이다. 그것은 작가의 생각이자, 동시에 작가의 삶 그 자체이기도 하다. 수필 한 편, 한 편이 가슴시린 단편소설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그 속에 담긴 이야기가 작가의 심장에서 뻗어 나와 독자의 마음에 깊게 파고들기 때문이다.

수필 한 편, 한 편이 담고 있는 감정은 복진세의 가장 진실한 순간의 반영이다. 작가가 그 순간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담아내기 때문에, 독자 역시 그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수필 한 편, 한 편이 독자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이다.

저자소개

 

세종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재학 중

안산 상록수 백일장 입선(수필) - 2019년

에세이스트 등단 - 2021년

매일 ‘신춘문예 당선(수필)’ - 2022년

칼럼니스트 활동 중(매일신문, 경기일보, 안산신문 등 다수)

한국문인협회 회원

차례

 

1부

고추 먹고 맴맴 11

저승길을 걷다 17

독불장군 없는 법이여 25

편 애 32

막사발의 철학 39

 

2부

우리 집이 파산(破産)되던 날 48

날아가 버린 꿈 55

개싸움 62

질풍노도의 시절 67

독사가 된 율매기 75

 

3부

자연을 닮은 생이 아름답다 85

인생과 축생(畜生) 92

가족회의 99

여러분 행복하신가요? 106

내 인생의 블루스 113

걱정하지 말아요(Don’t worry) 119

차라리 고통이어라… 124

 

4부

대(大) 자유인이 되다 131

무애(無礙)의 삶을 살다 137

일체유심소조(一切唯心所造) 142

아제아제바라아제(揭諦揭諦波羅揭諦) 148

방하착(放下着) 하라 154

작은 깨달음 이후, 제대로 된 세상을 보다 158

 

5부

수필 ‘막사발의 철학’ 168

계화도 사람들 171

홀로 걷는 여행 177

불교 철학은 과학이다 182

상선약수(上善若水) 187

우화(羽化) 192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199

마치며……. 204

출판사 서평

 

이제는 아픈 기억은 모두 지워 버리고,

무녀(巫女)의 예리한 춤사위처럼,

붓끝이 지면(紙面) 위를 자유롭게 노닐게 할 것이다

 

나는 종교인이 아니다. 다만, 불교 철학의 매력에 빠져 살았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우연히 시작한 인문학 공부가 동양철학이었다. 노장철학과 성리학을 공부하던 중 우연히 불교의 반야심경을 읽고서, 불교 철학에 빠져들었다. 과학자인 아인슈타인도 세계 인류의 미래의 종교는 불교라고 일갈하였다. 불교 철학은 현대과학인 양자역학으로 증명되는 것이 진리임이 틀림없다.

자전적 수필을 쓴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상당한 고통을 수반한다. 어릴 적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서 활자로 옮길 때는 더욱더 그렇다. 초고를 쓸 때는 마음으로 울었고, 퇴고하면서는 많은 눈물을 쏟아내야 했다. 너무 고통스러워 쓰는 일을 그만두려고 할 때도 여러 번 있었다.

글을 쓰면서 이미 나의 ‘한’이 되어 버린 ‘업식(業識)’을 비워 내려고 노력하였다. 그 일은 엄청난 고통을 견뎌내야만 가능했다. 한편 한 편을 써 가면서 비로소 나는 자유인이 되어 가고 있었다. 고통스러운 작업은 계속되었고, 울분을 모두 쏟아 놓고서야 집착하는 마음을 어느 정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 무엇에도 걸림이 없는 나는 대 자유인이 되고 싶었다.

집착도 욕심도 증오하는 마음도 모두 비우고 살아가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 이 책을 읽고 나와 유사한 삶을 사는 이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행복했던 어린 시절

 

내가 걸음마를 시작할 즈음, 우리 가족은 낮은 언덕 위에 있던 집에서 살았다. 우리 집에서 동네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멀리 너른 들판과 달리 건너 중학교, 나지막한 앞산, 그리고 복순이네 집이 보였다. 동네 사람들이 다니는 모습을 우리 집에서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마당 끝에는 정갈한 화단이 가꾸어져 있었다. 나는 아장걸음으로 꽃잎에 앉아 있는 나비며 잠자리를 쫓으며 뛰어놀았다. 빨랫줄을 받치는 높은 바지랑대 위에는 고추잠자리가 날아다녔다. 엄마의 행주치마에서는 풀 먹인 냄새가 좋았다.

아버지는 목말을 태워서 더 높은 세상을 바라보게 해주었다.

내가 병이 나기 전까지는, 모두 행복했던 기억만 남아 있다.

 

사춘기 방황의 시작

 

사춘기가 막 시작할 때쯤, 우리 집이 파산(破産)했다. 우리 집의 파산은 내 꿈을 모두 포기하는 일과 맞물려 있었다. 심한 사춘기 통을 겪으면서 심한 방황을 하였다.

고등학교 진학을 못 하고, 지게를 지고 농사일을 하면서 수없이 울었던 기억이 나를 우울하게 한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어렵게 고등학교에 진학하였다. 나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하지만 나의 성격은 점점 더 거칠어 가고 있었다. 사고뭉치로 둔갑한 고교생활은 질풍 노드의 시절이었다. 너무 힘들어 모두 포기하고 싶었지만, 적당히 이겨 낼 수 있었다.

한동안 음악에 빠져 살았다. 전기기타의 거친 록(Rock) 선율에 인생을 맡겨 살았다. 때로는 반항도 하고 스스로 사회에 저항하면서 자유를 향한 여정은 계속되었다.

거친 내 인생은 그렇게 덧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가족 간의 갈등이 시작되다

 

우주는 소립자도 가득하다고 한다. 소립자는 진동하는 끈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같은 주파수로 진동하는 소립자는 초 끈으로 연결되어 서로를 끌어당긴다.

같은 아픔을 겪은 사람은 진동하는 주파수가 같다. 따라서 서로 끌어당겨 우리는 같이 살았다. 비슷한 아픔을 앉고 살며, 서로 내가 더 아프다고 아귀다툼하며 살아왔다.

어머니도 형도 나의 배우자와 나는 모두 비슷한 아픔을 겪으면서 서로를 끌어당겼다. 서로 아픈 상처를 내보이며, 아귀처럼 울부짖으며, 서로에게 상처를 안기며 살아왔다.

하늘은 오늘도 우리를 비웃고 있다.

 

아제아제 바라 아제

 

어느 날 나는 뜻한 바가 있어, 구도(求道)를 위한 수행을 하기로 하였다. 집에서 생활하면서 하는 요중선(鬧中禪) 수행을 하였다. 우선 좌선을 하고 숨을 고른 다음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히고, 내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고통으로 울부짖고 있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시경(詩經)에서 이르기를 “솔개가 날아서 하늘에 이르고, 물고기가 연못에 뛰노는 모습은, 위아래가 자연 그대로 드러남이다.” 하였다.

세상은 본시(本是) 아름다웠다.

 

이제 무엇에도 걸림이 없는, 자유로운 삶을 ‘무애(無碍)의 삶’을 살 수 있어 좋다.

때로는 ‘시류(時流)와 타협하지 않는 옹골진 모습으로’, 때론 ‘이웃의 아픔을 달래주는 정겨움으로’, 지면을 채워 나갈 것이다. 세상살이에 지쳐 힘들면 펜(PEN)과 함께 웃고 울고 하면서 세상과 더불어 살아가고 싶다.

비록 졸필이나마 풍류(風流)를 즐기는 멋있는 글쟁이로 기억되기를 바랄 뿐이다.

 

작품 ‘편애’ 중에서

 

[태어난 순서가 형보다 늦다는 이유로 심한 편애를 당하며 서러움을 감내하며 살아왔다. 나는 성격이 모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평범한 사내아이였다. 몸이 좀 허약하기는 하였으나 형제 중에 공부도 제일 잘하였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도 인정받지도 못하고 그저 상갓집 개처럼 화풀이 대상일 뿐 그 무엇도 아니었다.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 중학교 때는 자살소동으로 나의 뜻을 세상에 알렸다. 하지만 세상은 변한 것 하나 없이 그대로였다.

어릴 적부터 부모한테 차별을 당하며 자라온 기억은 평생 나를 힘들게 한다. 이순이 넘은 나이지만 지금도 문득 그때 생각이 나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앞이 흐려진다.

노자는 ‘생이불유 위이불시(生而不有 爲而不恃)’라 하여, 자식을 낳았다고 해서 소유하거나 지배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가르친다. 부모는 자식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멀리서 지켜보며 환경을 조성하여 주고 힘들어하면 도와주면 그만이다. 들(땅)은 꽃을 자라게 할 뿐 소유하려 하지 않는다.

부모들은 마치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긴다. 나는 두 아들을 키우면서 골고루 사랑을 나누어 주었다. 지금은 기대한 만큼 본인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해한다. 형제 둘이서 서로 도와가며 잘살고 있어 대견스럽다.

이제는 잘 자라 준 아이들을 보면 위안이 되어 아픈 기억이 치유되고 있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작품은 필자의 아픈 과거와 그것을 극복하려는 현재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어린 시절에 형제 사이에서 편애를 당한 경험, 그로 인한 아픔과 고독, 자살소동까지의 심각한 순간을 언급함으로써 독자에게 강렬한 감정적 충격을 던진다.

또한 노자의 말을 인용하여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필자가 과거의 상처를 이해하고, 부모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갖는 데 도움을 준 철학적 사유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아가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소유와 지배가 아니라 상호 존중과 이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필자는 아픔을 겪은 과거와는 대조적으로 현재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공평한 사랑을 나눠주며 그들의 성장과 행복을 지켜보는 모습도 흐뭇하다. 아픈 기억을 치유하고 미래를 향한 희망을 갖는 필자의 마음을 드러내며 긍정적인 변화와 성장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작품 ‘편애’에서 자신의 과거 경험을 통해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한 깊은 사유를 공유하며, 독자에게 감정적인 울림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작품에서는 필자의 아픔, 철학적 사유, 그리고 현재의 변화와 성장이 조화롭게 표현되어 있어 매우 감동적이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