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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16

시청자 영혼을 파먹는 막장 드라마, 작가 정신이 없다 드라마는 우리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우리를 인도해 주는 매우 흥미로운 매체입니다. 그러나 드라마 작가는 우리에게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며, 이에 따른 책임도 큽니다. 시청자들의 정서를 순화시켜 주는 것은 작가의 중요한 임무입니다. 따라서, 작가는 약자를 괴롭히거나 지나치게 자극적인 드라마를 만들거나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가져가는 대신, 시청자의 정서를 해치지 않는 작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선, 약자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드라마는 비윤리적이며, 시청자의 정서를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감정적인 공감을 느끼려 합니다. 그러나 억압된 약자가 계속해서 괴롭히는 모습을 보게 되면, 우리는 공감과 호소하는 대신 불쾌함과 분노를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드라마는 사회적.. 2023. 6. 27.
91세 어머니와 함께 살기…대신 죽을 수는 있어도 대신 아플 수는 없다 벌써 장마가 시작되려나 보다. 마당가 울타리를 두드리는 빗소리가 날것으로 들려온다. 온갖 소음 사이로 들려오던 서울의 빗소리가 아니라, 흔들림 없는 고요를 알몸으로 파고 들어, 귀를 간지럽히며 가슴을 설레게 한다. 티 하나 없이 영혼을 가득 채운다. 시골집도 빗소리로 푹 잠긴다. 나는 차양 아래 놓인 평상에서 가만히 몸을 눕히고는 두 팔을 벌린 채 눈을 감았다. 차양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까무라질 듯 아뜩하다. 오늘은 밤새도록 빗소리를 들었으면 한다. 빗소리가 어둠을 채우는 밤이면, 나는 텐트에서 잠을 청한다. 요즘은 잠자는 동안에도 내내 창문을 열어두어 방안에도 빗소리로 가득하지만, 별채처럼 붙은 곳에다 텐트를 쳐두었다. 텐트 위로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을 뿐, 차양에서 떨어지는 빗소리는 머리맡을 두드린다.. 2023. 6. 21.
60대 아들의 91세 어머니와 함께 살기…잔소리 어머니와 지내다 서울 사무실로 복귀할 때면 성찰을 하게 된다. 91세 노모를 보살피기 위해 시골에서 함께 생활하는 동안 어머니에게 최선을 다했을까 하는 것이다. 섬세함과 자상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91세 어머니에게 나는 그동안 경비원 역할 그 이상은 아니었지 싶다. 다만 누군가의 세 끼를 꼬박꼬박 챙기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어머니는 얼마나 오랜 세월 가족의 세 끼를 챙겨왔던가. 우린 그것이 아주 당연한 일인 양 여겨왔지 싶다. 그 당연한 일도 못 되는, 어머니 세 끼를 차려드리는 일이 오히려 어머니를 불편하게 하였을지도 모른다. 어떤 이유에서든 나는, 어머니가 91세가 되도록 지켜온 고유한 삶의 영역을 침범한 셈이다. 모든 게 서툴기만 한 내가 불현듯 찾아들었으니 나보다는 어머니.. 2023. 6. 20.
91세 어머니와 시골살이 하루 일과 새벽 다섯 시 즈음, 시골집 마당을 서성거리며 나는 잠시 심호흡을 하는 가운데 고민을 한다. 뒷산에서 터져 나오는 새들 소리 때문이다. 명색이 글쟁이인데 숲의 심연에서 울리는 새들의 지저귐을 어찌 표현해야 하는지 도무지 막막하다. 자연의 시를 품은 이 노래들은, 인간에게 표현되기를 거부하는 듯하다. 새들을 통해 전하는 신비로운 푸른 숲의 ’새벽 말씀‘이다. 수십여 종일까, 아님 수백여 종일까. 서로 전혀 다른 소리가 모여 숲을 울리면, 내 안에서도 깨어나는 자아의 울림이 들린다. 새들은 다섯 시를 전후하여 일제히 지저귀기 시작하여, 40여 분 남짓 찬란한 소리의 향연을 펼치다가 서서히 잦아든다. 나는 매일 아침 이들에게 순환하는 생명의 에너지를 느끼며 시골집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어디로든 무한히 날아갈 .. 2023.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