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밤, 서재의 창을 통해 어렴풋이 비추는 희미한 등불처럼 당신의 수필집은 내게 다가왔습니다.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먼 곳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처럼, 그 울림은 점차 내 안에 자리 잡고, 잔잔하게 퍼져나갑니다. 당신의 글은 바람을 담은 것도 아니고, 강물을 타고 흐르는 것처럼 유연한 것도 아니지만, 그 속에는 보이지 않는 묵직한 힘이 있습니다. 날카롭게 각인된 당신의 문장은 땅을 깊숙이 파고들어 단단히 뿌리내린 기억과 같았습니다.
당신의 수필은 마치 깊이 잠긴 오래된 시계 같습니다. 시간을 재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수많은 시침과 분침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실마리로 다가옵니다. 수필 속에서 지나간 흔적을 더듬어가다 보면 마치 오래된 기억의 파편을 만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살아간 흔적들은 문장을 통해 다시 살아납니다. 당신의 수필은 그 순간들이 모두 유의미했음을 상기시켜주었습니다.
당신의 수필을 읽는 동안, 가끔은 낯선 문장에 머물렀습니다. 그 문장은 마치 오래된 문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였습니다. 닫혀 있던 그 문은 열릴 것 같다가도 이내 다시 잠겼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당신의 수필은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언뜻 험난해 보였지만, 걸음걸음마다 새로운 통찰과 깊이를 발견하게 해 주었습니다. 길을 걷는 동안 느꼈던 불안함은 결국 새로운 깨달음으로 변했습니다.
당신의 수필집을 통해 나는 일상에서 잊혀졌던 작은 것들을 다시금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삶의 한 구석에 남겨두었던 생각들이 다시금 빛을 발하며 내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 생각들은 마치 오래된 책장 속에서 발견한 귀중한 원고처럼, 오랜 시간 잊고 있었던 나만의 보물이었습니다. 당신의 수필은 그런 보물을 발견하는 데 있어 빛나는 나침반이었습니다.
당신의 수필은 결국 하나의 여정이었고, 그 여정 속에서 글이 가진 힘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용하지만 강렬한 울림을 남기는 수필은 나에게, 아니 그 누구에게라도 하나의 창을 열어줄 것입니다. 그 창을 통해 우리는 일상의 틈새에서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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