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설게 하기 기법: 어린아이의 시선 차용하기 — 세상을 처음 보는 감각으로
문학에서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는 독자에게 익숙한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핵심적인 장치다. 이 개념은 러시아 형식주의 비평가인 빅토르 쉬클로프스키(Viktor Shklovsky)에 의해 본격적으로 정립되었다. 그는 예술의 본질이 사물의 자동화된 인식을 깨뜨리고, 새로운 감각을 회복시키는 데 있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 문학은 익숙한 세계를 낯설게 재현함으로써 독자의 인식을 전환시키고, 감각을 되살리며, 언어와 사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이러한 낯설게 하기 기법은 수필이라는 장르에 적용될 때, 삶의 평범한 장면들을 철저히 새로운 감각의 틀로 바라보게 하여 문학성을 획득하게 한다.
👶 ‘어린아이의 시선’이라는 전략
낯설게 하기 기법 중에서도 ‘어린아이의 시선’을 차용하는 방식은 특히 수필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어린아이는 아직 세계에 익숙하지 않은 존재다. 언어, 사물, 규칙, 감정에 대해 고정된 틀을 갖고 있지 않으며, 모든 것을 처음 마주하듯 반응한다. 이때의 감각은 매우 예민하고 직관적이며, 관습적 사고에 물들지 않은 상태로 세계를 받아들인다. 수필에서 이러한 시선을 글 속에 도입할 경우, 작가는 독자에게 익숙한 일상을 낯선 세계로 재구성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문학적으로 구사하려면, 일상적 소재를 ‘처음 보는 것처럼’ 묘사하는 언어 감각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연필을 묘사할 때 그것이 ‘글을 쓰는 도구’라는 설명에 머무르지 않고, 어린아이가 보았을 법한 ‘나무 껍질처럼 생긴 기다란 막대기 끝에서 까만 가루가 쏟아지는 마술 도구’로 표현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한 수사적 장식이 아니라, 사물과 세계에 대한 감각적 체험을 되살리는 방식이다. 독자는 그 묘사를 통해 연필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며, 자신의 인식을 돌아보는 계기를 갖는다.
🌀 인식의 전환, 언어의 재구성
어린아이의 시선은 단지 새로운 감각의 유입만이 아니라, 인식의 구조 자체를 흔드는 작용을 한다. 이 시선은 세계를 재정의하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언어 또한 이에 따라 재구성된다. 기존의 고정된 명명 방식이나 개념적 언어는 이 시선 앞에서 무력해지고, 대신 감각적이고 시적인 언어가 필요해진다. 이로 인해 수필은 설명과 전달의 도구를 넘어 감각적 진실을 포착하는 예술적 형식으로 변화하게 된다. 결국 수필이 문학성을 갖추는 지점은 바로 이 언어의 낯섦, 인식의 전환에 있다.
또한 ‘어린아이의 시선’은 감정적 무게를 덜어내고, 놀라움과 발견의 정서를 회복시킨다. 이러한 정서는 독자에게 가볍고 유쾌한 전율을 전달하며, 수필의 정서적 파장을 확장시킨다. 이를 통해 수필은 단순한 사실 전달이나 자기 고백을 넘어, 예술적 경험을 공유하는 문학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 문학성과 낯설게 하기의 윤리적 의미
낯설게 하기 기법은 단지 문학적 기교가 아니다. 그것은 기존 질서에 대한 질문이며, 자동화된 삶의 방식에 대한 저항이다. 수필이 이 기법을 채택할 때, 그 글은 단순한 감상이나 회고를 넘어, 새로운 인식의 가능성을 독자에게 제시하게 된다. 특히 어린아이의 시선을 차용하는 전략은 기존의 규범과 질서, 언어의 통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관의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이는 독자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보게 하는’ 것이다. 수필은 이러한 감각적 환기를 통해 문학으로서의 깊이를 획득하고, 일상의 사물들에 잠재된 시적 의미를 복원한다. 그러므로 수필에서 낯설게 하기, 특히 어린아이의 시선은 문학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기제이며, 동시에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하는 예술적 실천이 된다.
🌱 결론: 처음처럼, 다시 바라보는 눈
수필이 문학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일상의 세계를 다시 보게 하는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힘은 어린아이의 시선을 통해 구현된다. 이는 단지 표현 방식의 전환이 아니라, 존재와 언어, 감각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수필이 독자에게 감동을 주고 인식을 전환시키는 문학이 되기 위해서는, 세계를 처음처럼 바라보는 감각을 끊임없이 되살릴 필요가 있다. 낯섦의 언어로, 다시 삶을 쓰는 것. 그것이 수필이 문학이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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