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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와인생/-마이너스토리텔링8

한잎소설…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8(Eight of Wands) ✉️완드 8(Eight of Wands), 소식이 날아오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움직였다 “메일 확인해봤어?”민아의 음성은 숨이 찬 듯 급했다.은호는 커피를 내리던 손을 멈추고 휴대폰을 들었다.[보낸 사람: 드림북스 콘텐츠팀][제안] 북튜버 연합 기획전 단독 출판 제의그는 단어를 두 번 읽고, 다시 이메일 전문을 확인했다.정리하자면, 인기 북튜버 3인이 공동기획한 인터뷰북을 해드림 단독으로 출간하고 싶다는 제안이었다.조건은 파격적이었다. 계약금 선지급, 마케팅 전액 지원, 초판 5천 부.“…이게 진짜야?”몇 달 전만 해도, 그는 일주일에 두 권 팔리는 통계를 보며 한숨 쉬고 있었다.그런데 지금은, 거대한 유통 파트너가 제발 이 책만 맡아달라며 손을 내밀고 있다.“기획은 이미 완성되어 있고, 제작은 빠르면.. 2025. 6. 5.
한잎소설…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7(Seven of Wands) 🛡️완드 7(Seven of Wands), 지켜야 할 것– 지키는 일은 언제나 싸움이었다 “이제 그만 ‘예술가 노선’은 졸업하자.좀 더 대중적인 기획으로 가야지. 이럴 때 한방 터뜨려야 해.”투자사 대표는 손가락으로 책상 위를 콩콩 두드리며 말했다.은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그럼 어떤 기획을 생각하고 계신가요?”“우선 유명 유튜버 수필집. 이름만 있으면 팔려.그리고 연예인 작가, 팬층이 탄탄하니까 초판 3천 부는 보장이고.다음으로 트렌디한 키워드. ‘자존감’, ‘힐링’, ‘3년 안에 부자 되는 법’ 이런 거지.”은호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 그 기획은 잘 팔릴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도 그 책을 좋아할 것이다.하지만 그는 묻고 싶었다.“그게 정말, 내가 만들고 싶은 책일까?”해드림출판사.. 2025. 6. 5.
한잎소설…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6(Six of Wands) 🎖완드 6(Six of Wands), 박수 받는 청년– 승리는 외로울 수도 있다는 걸, 그날 처음 알았다 “자, 다음 소개할 책은 요즘 SNS에서 화제인 단편집입니다.작가의 이름보다 문장이 먼저 입소문을 타며 퍼졌고요, 출판사는 무려… 1인 출판사랍니다.”은호는 라디오 스튜디오의 유리창 너머를 바라보았다.사회자의 목소리는 밝고 경쾌했다.그런데, 이어폰 속으로 들어온 자신의 이름이 이상하게 낯설게 들렸다.“해드림출판사 은호 대표님, 오늘 자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네,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정중히 고개를 숙이고 마이크를 조정했다.목소리는 떨리지 않았지만,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책을 낼 땐 몰랐는데, 이렇게 '사람들 앞에 서는 순간'은 또 다른 종류의 두려움이었다.작가 L의 단편집 《누구도 웃.. 2025. 6. 4.
한잎소설…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5(Five of Wands) 🪓완드 5(Five of Wands), 충돌의 편집회의– 같은 열정, 다른 방향 “아니, 내가 말했잖아요. 이건 작위적이라고.”“작위적인 게 아니라 상징적이라는 거죠. 요즘 독자들은 이런 표현을 오히려 좋아해요.”은호는 눈앞에 놓인 커피잔만 바라보고 있었다.작은 카페의 회의실 한구석, 노트북과 인쇄물을 펼친 젊은 편집자 넷이 격하게 말싸움을 벌이고 있었다.두 번째 출간을 준비 중인 신인 소설가 L의 단편집.이야기 자체는 독특하고 흥미로웠지만, 표현 방식과 구성에 대한 시선차가 편집자마다 극명하게 갈렸다.“2부 순서 완전히 갈아엎자고 한 거, 다들 동의하신 거 아니었어요?”“아니, 그건 지난주 얘기고, 작가님이 그 뒤로 수정을 보냈잖아.”“그 수정이 오히려 덜 매끄럽다고요. 진심으로 이걸 출간하고 싶긴 .. 2025. 6. 4.
한잎소설…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4(Four of Wands) 🏡완드 4(Four of Wands), 작은 축배– 책 한 권이 가져다준 가장 따뜻한 순간 책이 나왔다.정확히 말하자면, ‘세상에 태어났다’는 표현이 맞았다.은호는 인쇄소에서 돌아오는 길 내내 무거운 상자를 가슴에 안고 있었다.눈이 내릴 듯한 회색 하늘 아래, 택배 기사님이 넘겨준 박스는 무게 이상으로 묵직했고, 은호의 심장 소리는 그보다 더 크게 뛰고 있었다.원룸 책상 위에 상자를 올려두고 조심스레 커터칼을 그었다.노란 종이 테이프가 “스르륵—” 소리를 내며 떨어졌고, 그 안에는 깨끗한 비닐로 포장된 《그림자에게 말을 걸다》가 50부, 반듯하게 정렬되어 있었다.그는 한 권을 꺼내, 조심스레 펼쳤다.책의 첫 페이지엔 시인의 사진과 함께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다.“이제야 나는, 내 안의 어둠에게 말을 건.. 2025. 6. 3.
한잎소설…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3(Three of Wands) 🚢완드 3(Three of Wands), 배를 띄우다– 책은 곧 내 마음의 배였다 “파일 최종 확인 부탁드립니다. 표지 인쇄는 오후 4시에 마감합니다.”인쇄소로부터 도착한 메일을 다섯 번째 읽고도, 은호는 선뜻 답장을 누르지 못했다.노트북 화면 속 표지 디자인은 더는 손댈 곳이 없었고, 본문은 이미 세 번의 교정을 마쳤다.그런데도 자꾸만 사소한 문장들이 마음에 걸렸다.“괜찮을까… 이 문장이 사람들 마음에 닿을까…”그는 책상에 턱을 괴고, 다시 한 번 원고를 펼쳐 읽었다.A 시인의 유고 시집, 그 제목은 은호가 직접 붙였다.《그림자에게 말을 걸다》시인의 딸은 그 제목을 보고 울었다. 아버지가 평생 말하지 못한 내면의 외침을, 처음으로 세상이 들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출판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묵직한.. 2025. 6. 3.
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2(Two of Wands) 🌍완드 2(Two of Wands), 창밖을 보다– 책상 위의 꿈, 창밖 너머의 현실 “이게… 정말 나한테 될까?”은호는 노트북을 닫고, 깊게 숨을 내쉬었다.출판사 해드림을 만들겠다는 선언은 며칠 전 했지만, 실상은 그저 서류를 몇 장 접수한 것이 전부였다. 세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했고, 집안도 달라진 게 없었다.창문 너머로 겨울 볕이 길게 드리웠다. 그는 여느 때처럼 창가에 놓인 철제 의자에 앉았다. 그곳은 생각이 가장 잘 정리되는 자리였다.탁자 위에는 두 개의 책이 놓여 있었다.하나는 자신이 언젠가 꼭 펴내고 싶었던 시인 A의 유고 시집 원고, 다른 하나는 유튜브에서 대박 난 셀프 힐링 에세이 작가의 원고 제안서였다.전자는 마음을 흔들지만 수익은 장담할 수 없다.후자는 마음에 들진 않지만.. 2025. 6. 2.
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에이스(Ace of Wands) ***오늘은 해드림출판사 19번째 생일이다. 그래서 출판사를 소재로 한 이 완드 코트 연재를 시작한다. 🔥완드 에이스(Ace of Wands), 불꽃을 들다– 책으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마음 하나로 서울 외곽 온수동 온수역 근처, 원룸 빌딩 501호창문으로 스며든 겨울 햇살이 바닥에 금빛 그림자를 그렸다.은호는 책상에 다 쓴 노트를 올려두고, 검은 잉크 펜을 뚜껑째로 책상 위로 툭 던졌다.“이제 진짜 시작이야.”입안에서 작게 뱉은 말은 낯설고도 또렷했다. 누구에게 들려주려는 말도 아니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세상 어디선가 누군가가 그 말을 들어줬으면 싶었다.그가 손에 쥔 건 거창한 사업계획서도 아니었고, 번쩍이는 로고 디자인도 아니었다. 오직 한 권,‘출판사를 차리며 배우는 것들’이라는 제목을 붙인 스프링.. 2025.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