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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기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 위한 글쓰기 기술 21, 사건의 여백을 강조, 말하지 않은 것들로 긴장감을 주라

by 해들임 2025. 5. 20.

말하지 않은 것들로 긴장감을 쥐어짜는 글쓰기

이야기는 말해진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말하지 않은 것, 언급되지 않은 것, 독자의 상상에 맡겨진 그 ‘여백’이야말로 진짜 이야기의 심장이다. 세계적인 작가들이 이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그들은 사건을 온전히 설명하지 않는다. 어떤 일은 문장 너머로 흘려보내고, 어떤 감정은 오히려 침묵으로 푹 담가둔다. 말해지지 않은 것들이 독자의 내면에 더 깊이 침투한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다.

 

헤밍웨이의 빙산 이론은 이 여백의 미학을 대표한다. 겉으로 드러난 사건은 10퍼센트에 불과하고, 나머지 90퍼센트는 물 아래 잠겨 있어야 한다는 원칙. 그는 짧고 건조한 문장으로 인물의 감정을 던진다. 전쟁의 고통, 인간관계의 균열, 죽음의 그림자—모두 조용히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독자는 멈출 수 없다. 설명이 없기에 오히려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이 진실로 느껴진다. 작가는 침묵을 통해 이야기의 가장 날카로운 부분을 찌른다.

 

또한 파트릭 모디아노는 기억의 공백과 시간의 파편을 통해 여백의 미학을 구현한다. 그의 소설에는 언제나 잃어버린 이름, 잃어버린 장소, 기억나지 않는 장면이 존재한다. 주인공은 어떤 사건의 본질에 다가가려 하지만 끝내 명확한 실체를 잡지 못한다. 이 모호함이 독자로 하여금 책장을 덮고도 오래 생각하게 만든다. 그 여백은 독자의 과거와 맞닿고,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서사를 다시 쓰게 만든다. 작가는 그저 몇 줄의 문장을 썼을 뿐인데, 독자는 그 문장의 틈 사이로 무수한 감정을 만들어낸다.

 

여백을 강조하는 글쓰기는 독자와의 관계를 전제한다. 독자를 신뢰하지 않으면 여백을 줄 수 없다. 모든 것을 설명해줘야 안심하는 글쓰기는 독자의 사고를 얕잡아보는 행위다. 반면, 말을 아끼는 글쓰기는 독자에게 공간을 준다. 상상할 수 있는 자유, 해석할 수 있는 여지, 공감할 수 있는 틈을 만든다. 그래서 여백은 단순한 ‘비워둠’이 아니라, 가장 치밀하게 설계된 장치다. 여백 속에는 감정이 숨어 있고, 의미가 스며 있고, 이야기의 숨결이 살아 숨쉰다.

 

긴장감은 설명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결핍으로부터 온다. 독자가 궁금해지기 시작할 때, 독자는 이야기에 빠져든다. 그래서 위대한 작가는 언제나 무언가를 숨긴다. 폭력을 말하지 않고 그 결과만 보여주고, 사랑을 말하지 않고 눈빛 하나로 표현하며, 죽음을 말하지 않고 남겨진 것들만 던져준다. 그러면 독자는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더 깊이 읽고, 더 오래 붙잡고, 더 강하게 기억하게 된다.

 

여백을 잘 쓰는 작가는 연출가이기도 하다. 모든 조명을 켜지 않고, 한 쪽 구석에 그림자를 남겨둔다. 그 그림자 안에서 인물은 스스로 걸어 나오기도 하고, 독자의 상상 속에서 비로소 살아나기도 한다. 이때의 긴장감은 단순한 플롯 전개가 아니라, 존재와 부재 사이에서 일어나는 진동에 가깝다. 이 진동은 글을 단단하게 만들고, 독자의 마음에 잔향처럼 남는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다면, 독자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여백을 배워야 한다. 모든 것을 말하지 마라. 독자가 혼자서 도달하게 만들어라. 말해지지 않은 문장이야말로 가장 깊은 감정선을 긁어낸다. 말하지 않은 것들로 긴장감을 주는 글, 그것이 오래 살아남는다. 글쓰기란 결국, 무엇을 말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말하지 않을 것인가를 정하는 예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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