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고전 작품의 재해석 시리즈…프랑켄슈타인과 인공지능 시대, 창조자의 딜레마

 

줄거리

배경 이야기

소설은 극지 탐험을 떠난 영국 선장 로버트 월턴의 편지로 시작됩니다. 월턴은 얼음 속에서 방황하던 한 남자를 구조하게 되는데, 그가 바로 빅터 프랑켄슈타인입니다. 빅터는 자신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월턴에게 들려줍니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이야기

1. 창조 욕망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빅터는 과학에 깊은 열정을 가진 청년입니다. 그는 생명의 비밀을 밝히겠다는 강렬한 열망으로 독일의 잉골슈타트 대학에서 학문에 몰두합니다. 빅터는 죽은 자의 신체 부위를 조합하여 인간을 창조하는 실험을 진행합니다. 결국 그는 거대한 크기의 생명체를 창조하는 데 성공하지만, 그 생명체의 끔찍한 외모에 충격을 받고 도망칩니다.

2. 괴물의 고통

빅터의 실험으로 탄생한 생명체는 스스로 "괴물"로 불리며, 세상에 혼자 남겨집니다. 그는 외모 때문에 인간들에게 배척당하고, 숲에서 숨어 지내며 인간 사회를 관찰합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언어와 감정을 배우지만, 외로움과 고통은 점점 커져갑니다.

괴물은 빅터를 찾아가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며, 동반자가 되어줄 여성 괴물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빅터는 두 번째 괴물이 더 큰 위험을 초래할까 두려워 요청을 거절합니다.

3. 복수의 시작

괴물은 빅터의 거절에 분노하며 그에게 복수를 다짐합니다. 그는 빅터의 동생 윌리엄을 살해하고, 빅터의 약혼녀 엘리자베스와 절친 헨리 클레르발마저 죽입니다. 빅터는 괴물과의 끝없는 추격전을 벌이며 복수심에 사로잡힙니다.

극지방에서의 최후

복수를 위해 북극으로 떠난 빅터는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월턴의 배에서 숨을 거둡니다. 빅터의 죽음을 본 괴물은 깊은 후회와 슬픔에 빠지며, 자신도 스스로를 불태워 죽겠다고 선언하며 떠납니다. 월턴은 빅터와 괴물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려는 욕망이 가져올 파괴적인 결과를 깨닫게 됩니다.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의 창조 욕망, 외로움, 그리고 윤리적 책임을 중심으로 한 깊이 있는 이야기로, 현대 SF와 고딕 문학의 중요한 기틀을 마련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메리 셸리 (Mary Shelley, 1797-1851)는 영국의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로, 세계 최초의 과학 소설

로 평가받는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 1818)의 작가로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는 빅토리아 시대를 앞둔 영국 문학계에서 중요한 인물로, 여성 작가로서 독창적인 상상력을 발휘하며 문학사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출생과 가정 배경

메리 셸리는 1797년 런던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정치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윌리엄 고드윈 (William Godwin), 어머니는 여성 운동가이자 작가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Mary Wollstonecraft)였습니다. 어머니는 《여성의 권리 옹호》(A Vindication of the Rights of Woman)를 집필한 초기 페미니스트로 유명하며, 메리는 태어난 지 11일 만에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퍼시 비시 셸리와의 결혼

메리는 시인이자 낭만주의의 대표적인 인물인 퍼시 비시 셸리 (Percy Bysshe Shelley)와 사랑에 빠져 1816년에 결혼했습니다. 그들의 결혼 생활은 낭만적이면서도 많은 비극으로 점철되었습니다. 둘은 재정 문제와 자녀들의 죽음을 비롯한 여러 시련을 겪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1816년, 메리는 스위스 제네바 호수에서 시인 바이런 경과 함께 시간을 보내던 중, 유령 이야기를 쓰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여기에서 메리는 《프랑켄슈타인》의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1818년에 이를 출간해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당시 책은 그녀의 남편 퍼시 셸리가 서문을 쓴 탓에 종종 그의 작품으로 오해받기도 했습니다.

후반 생애

남편 퍼시 셸리가 1822년에 사망한 후, 메리는 아들의 양육과 자신의 문학 활동에 전념했습니다. 그녀는 소설, 에세이, 여행기를 집필하며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그녀는 1851년 뇌종양으로 사망했습니다.

문학적 특징

메리 셸리는 인간의 욕망과 윤리, 그리고 과학 기술의 한계를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데 관심을 가졌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은 창작의 책임과 결과라는 주제를 통해 현대 과학 소설(SF)의 토대를 마련했으며, 자연과학과 고딕 문학의 융합으로 독창적인 문학적 경지를 보여줍니다.

그녀의 작품은 종종 인간의 외로움, 사회의 배척, 그리고 도덕적 딜레마를 다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메리 셸리는 단순히 《프랑켄슈타인》의 작가로 끝나지 않고, 낭만주의와 초기 과학 소설 장르 모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선구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프랑켄슈타인과 인공지능 시대, 창조자의 딜레마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은 출간된 지 20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현대 사회에 생생한 울림을 준다. 인간이 신의 영역에 도전해 생명을 창조하는 이야기는 단순한 고딕 소설로 머물지 않고 과학 기술이 급격히 발전한 오늘날, 특히 인공지능(AI) 시대의 윤리적 딜레마와 맞닿아 있다. 프랑켄슈타인이 불러온 비극은 기술 개발의 본질적 문제를 돌아보게 하며, 창조자의 책임과 한계를 묻는다. AI와 같은 기술 혁신 속에서 셸리의 작품은 경고의 메아리를 울리는 현대적 고전으로 거듭난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실패는 그의 창조물이 단지 외형적으로 흉측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는 생명을 창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생명체에 대한 책임을 회피했다. 창조물을 버리고 도망친 프랑켄슈타인은 결국 자신의 창조물이 겪는 고통과 분노를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의 삶과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모두 잃게 된다. 이는 오늘날 인공지능 개발자들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AI는 인간이 설계한 코드와 알고리즘에 따라 작동하지만, 한 번 창조된 AI는 더 이상 단순한 도구로 머물지 않는다. 스스로 학습하고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지닌 AI는 단순히 "창조"라는 행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후속 관리와 윤리적 책임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상기시킨다.

 

AI 개발이 초래하는 윤리적 문제는 이미 현실에서 드러나고 있다. AI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편향된 데이터를 학습하여 차별을 재생산하거나, 자율 무기 시스템이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도구로 변질될 가능성이 바로 그 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모습과 유사한 행동을 보이고 있지는 않은가? 기술의 잠재력을 찬양하면서도, 그 책임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않는다면 셸리가 경고한 파멸의 길을 되풀이할 수 있다. 프랑켄슈타인은 창조자가 자신의 창조물에 대해 진정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때, 그 창조물이 얼마나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AI 시대의 우리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창조자는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프랑켄슈타인》이 가진 현대적 함의는 단순히 윤리적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작품은 기술

과 인간의 관계를 재조명하며,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도 던진다. 빅터의 창조물은 "괴물"로 불렸지만, 사실 그 역시 사랑과 소속감을 갈망하는 인간적인 존재였다. 인간 사회의 배척과 고립이 그의 분노를 키운 것이다. 이는 AI의 자율성과 감정적 이해 능력이 점차 논의되는 오늘날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우리가 AI를 단순히 "기계"로 여길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종류의 존재로 인정할 것인지는 기술 발전의 방향과 맞물려 있다. 특히, AI가 창작, 감정 분석, 의료와 같은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며 더욱 정교해질수록, 우리는 인간성과 기술의 경계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고민해야 한다.

 

메리 셸리는 자신의 시대에 과학의 급격한 발전과 그에 따른 도덕적 불안을 천재적으로 포착했다. 그리고 그 경고는 지금도 유효하다. 인간은 기술을 창조할 수 있지만, 그 기술의 목적과 영향을 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항상 뒤따라야 한다. AI 시대에 우리는 프랑켄슈타인의 딜레마를 다시금 맞이하고 있다. 기술이 단순히 도구로 남지 않고 우리 삶의 일부가 되는 순간, 창조자의 책임은 더욱 무거워진다. 셸리의 작품은 단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프랑켄슈타인》은 우리가 기술 혁신을 이루는 과정에서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무엇을 창조하고, 그 창조물에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