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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글쓰기

작품 내용보다는 오타에 민감한 동료 작가들

by 해들임 2023. 9. 7.

문학 작품집에는 무한한 상상력과 감정의 풍부함을 담고 있습니다. 작가들은 자신의 아이디어 소재와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런데 글을 쓰는 과정에서 흔하게 생기는 부분 중 하나가 오타일 것입니다.

오타에 대한 시비는 작가들 사이에서 자주 겪는 현상입니다.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신중하게 다듬는데 열정을 쏟아도 오타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동료 문인 작품집에 오타가 나타나면, 그것이 마치 작품의 완성도를 훼손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작가들은 동료의 작품을 읽는 동안 글 내용이 아닌 오타에 집중하였다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합니다. 자신이 오타를 알려주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여기저기서 알려옵니다. 그러면 저자는 몹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책이 출간되면 대부분 저자는 한동안은 다소 들떠 있게 됩니다. 주변에서 자신의 글을 읽고 좋은 평가를 해주면 기분이 한껏 업(UP)됩니다. 독자에게 자신의 책이 널리 읽혀지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큽니다. 따라서 책이 나오면 홍보도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책을 읽은 지인이, 전체적인 내용 평가보다는 오타를 먼저 지적해 옵니다. 오류를 지적해주는 일은 감사한 일이지만 그것은 시간이 좀 지나서 알려주어도 괜찮습니다. 자신의 작품집이 출간되어 다소 흥분된 마음일 때 이런 지적을 하면 찬물을 끼얹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한마디로 저자는 몹시 기운이 빠지게 됩니다. 선의에서 한 일이 자칫 저자의 긍정적 마인드를 부정적 마인드로 변화시킬 수도 있는 것이지요. 오타를 알려주는 작가 자신도 책을 출간하게 되면 충분히 겪을 일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독자를 무시하거나 오타를 가볍게 넘기라는 이야기가 절대 아닙니다. 작가의 주된 목표는 스토리나 묘사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며, 이를 위해 오타보다는 작품의 내용과 표현력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글쓰기는 예술이자 과학이며, 그 과정에서 오타는 작은 걸림돌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사랑하되, 외부의 오타 지적이 있더라도 속상해하기보다 자신의 책을 좀 더 널리 알리는 데 마음을 더 써야 합니다. 작은 것에 집착하다 큰 것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동료 작가의 신간 작품집을 읽다가 오타가 발견되어도 시간이 좀 지난 후 알려주는 배려도 필요합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작품집이 출간된 후 3개월 내 2쇄를 찍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입니다. 즉시 오타를 알려준다 해도 바로 반영할 수 없는 현실인 것이지요.

오타는 저자가 무지해서 내는 것이 아니라 요즘은 자판을 두드리는 손끝에서 나오며, 아무리 여러 사람이 찾아도 발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출간을 하다보면 교정 볼 때는 전혀 안 보이던 것들이 책으로 나오면 그때야 툭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출판사에서 보낸 책을 막 받아 무심코 아무 페이지나 펼쳤는데 하필 그 페이지에서 보란 듯이 오타 같은 게 발견될 때도 있습니다. 특히 현대의 디지털 출판 환경에서는 글을 쓰고 업데이트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운 만큼 오타도 쉽게 생길 수 있습니다. 오타에 대한 민감한 반응은 작가의 창의성을 억누르고 글쓰기 과정에서도 불필요한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또한, 오타에 대한 지나친 지적은 작가들 간의 관계를 어색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다른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 오타나 오류를 꼼꼼하게 드러내는 것은 친구나 동료 작가와의 긍정적인 관계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상호 작품을 존중하고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것입니다.

오타를 찾아 알려주는 일은 고마운 일이지만, 잉크 냄새가 향긋한 따끈따끈한 신간인 때는 동료 문인의 기분을 헤아려 용기를 주고 격려해주는 자세가 먼저이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