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쓰기에서 낯설게 하기 29, 꿈과 현실의 경계 흐리기

🌫 감각 확장과 낯선 감정의 창조 — ‘꿈과 현실의 경계 흐리기’의 낯설게 하기 기법 🌫

문학에서 수필이 단순한 사적 고백이나 일상 묘사에 머무르지 않고 하나의 예술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독자의 지각을 전복시키는 전략이 요구된다. 이 가운데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는 문학성의 핵심 기법 중 하나로, 러시아 형식주의 이론가인 빅토르 쉬클로프스키(Viktor Shklovsky)가 처음 개념화한 이래, 독자가 일상적으로 인식해온 세계를 새롭게 보게 만드는 문학적 장치로 자리매김해왔다. 낯설게 하기는 언어, 감각, 사고의 익숙한 틀을 해체함으로써 현실에 대한 새로운 감각적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수필에 있어 이 기법은 특히 ‘감각 확장’과 ‘낯선 감정 만들기’라는 양면에서 강력한 작용을 한다.

 

🌙 감각 확장 — 익숙한 감각의 전복과 새로운 인식의 생성

감각 확장이란 오감을 넘어선 감각적 체험, 즉 공감각(synesthesia), 메타포적 지각, 시간과 공간의 왜곡 등을 통해 독자에게 새로운 체험 구조를 제시하는 것이다. 예컨대, 냄새가 빛처럼 번져나가거나, 소리가 촉감처럼 피부를 건드리는 식의 서술은 현실의 감각 질서를 흔들며 ‘문학적 현실’을 구성한다. 이는 단순한 묘사 기교가 아닌, 지각 그 자체를 전복하는 방식이다. 감각 확장은 일상에 대한 무감각을 깨뜨리며, 익숙한 사물이나 현상을 미지의 영역처럼 느끼게 만든다. 수필에서 이러한 기법은 독자의 내면을 자극하여, 텍스트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새로운 인식을 ‘겪게’ 한다.

 

🌌 낯선 감정 만들기 — 현실과 감정의 경계 허물기

감정 역시 문학에서 낯설게 할 수 있는 대상이다. ‘기쁨’이나 ‘슬픔’과 같은 감정이 진부한 언어로 반복되면, 감정은 둔화되고 자동화된다. 그러나 수필에서 꿈처럼 비논리적이고 불연속적인 정서를 삽입하거나, 감정의 방향성과 원인을 불분명하게 설정함으로써 독자는 감정 그 자체가 아니라 ‘느끼는 감정에 대한 낯선 감각’을 체험하게 된다. 낯선 감정 만들기는 흔히 현실적인 상황 안에 비현실적 감정이나 모순된 정서를 개입시켜 실현된다. 예를 들어, 환희 속의 깊은 공허, 상실 속의 기묘한 안정감, 따뜻함을 주는 차가움 등은 감정에 대한 기존의 도식을 깨뜨리며 감정의 ‘형식’ 그 자체를 독창적으로 바꾼다.

 

🌫 꿈과 현실의 경계 흐리기 — 존재의 층위에 균열을 내는 서술 방식

수필에서 꿈과 현실의 경계를 흐리는 것은 현실의 단일성과 논리성을 해체하기 위한 전략으로 자주 사용된다. 꿈은 비논리적 서사, 상징적 이미지, 시간과 인물의 왜곡 등을 통해 현실 인식을 재구성하게 한다. 이러한 흐림은 단지 판타지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현실인가, 혹은 꿈인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을 발생시킨다. 현실 안에 침입한 꿈의 구조, 혹은 꿈 속에 편입된 현실의 감각은 독자의 이성적 사고를 마비시키고, 감각과 감정의 복합적 층위를 일깨운다. 이는 결과적으로 독자가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현실을 재구성하도록 유도한다.

 

🌠 언어의 낯설게 하기 — 감각과 의미를 파열시키는 구조

언어 자체를 낯설게 하는 것도 핵심적이다. 이는 문법적 일탈, 의미의 전도, 신조어의 창조 등을 통해 실현된다. 수필에서 반복적 언어는 감각을 마비시키지만, 문장 구조의 불균형이나 고의적 혼란은 독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언어가 곧 현실이라는 인식을 붕괴시킨다. 감각을 담는 그릇인 언어를 해체함으로써 감각 자체가 낯설어지며, 독자는 그 틈에서 새로운 의미를 감지하게 된다.

 

✨ 결론 없는 열린 감각의 문학

낯설게 하기는 독자에게 하나의 결론이나 메시지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체험, 감각의 틈, 인식의 균열을 제공하는 문학의 방식이다. 수필에서 이 기법은 꿈처럼 일관된 서사 없이 흐르고, 감정은 분화되며, 언어는 유동적으로 변한다. 이는 마치 꿈을 꾸고 난 후의 잔상처럼 명확하지 않으나 깊이 각인되는 체험으로 남는다. 그러한 체험이야말로 문학이 일상과 구별되는 지점이며, 수필이 문학성을 획득하는 가장 정교한 방법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수필은 현실의 사소함을 초월하고, 감각과 인식의 틀을 확장시켜 독자의 내부에서 새로운 감정과 의미를 태동시킨다. 낯설게 하기는 문학이 감각의 해방구로 작용하게 하는 열쇠이며, 수필이 예술로 기능하게 만드는 숨은 기초가 된다.

🌙 감각 확장의 예시

“밤의 냄새가 피부 위로 스미며 촉촉한 물결처럼 감긴다.”
→ 후각(냄새)과 촉각(피부 접촉)을 뒤섞는 공감각적 표현을 통해 익숙한 감각을 낯설게 전환함.

---

🌌 낯선 감정 만들기의 예시

“그를 떠나보내는 날, 이상하게도 마음은 편안했다. 마치 긴 복통이 끝난 후의 고요처럼.”
→ 슬픔의 순간에 ‘편안함’을 느끼는 감정의 이질적 결합을 통해 독자가 예상치 못한 정서를 체험하게 함.

---

🌫️ 꿈과 현실의 경계 흐리기 예시

“창밖에 눈이 내린다. 분명 여름인데, 방 안은 그 눈 속에 잠긴 것처럼 조용하다. 어쩌면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걸까.”
→ 현실적 시간 개념을 무너뜨리고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독자의 인식을 흔듦.

---

✨ 언어의 낯설게 하기 예시

“그의 말은 유리 조각 같았다. 조심히 들어야만 했다. 귀를 베일까 봐.”
→ ‘말’을 물리적 감각 대상인 ‘유리’로 형상화하여 의미와 감각을 일치시키지 않고 낯선 언어 경험을 유도함.

 

 

감성 충만한 노래로 홍보하는 해드림 수필집

해드림출판사 수필집들 주제곡, 노래로 홍보하는 해드림 수필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