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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세상

수필 쓰기에서 낯설게 하기 28, 상반된 감정의 공존 묘사

by 해들임 2025. 5. 8.

✨감각 확장과 감정의 역설적 공존, 낯설게 하기의 문학적 전략✨

문학에서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는 익숙한 감각과 인식을 낯선 방식으로 드러냄으로써 독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감각의 자동화를 깨뜨리는 기법이다. 러시아 형식주의 비평가 빅토르 시클롭스키(Viktor Shklovsky)는 “예술의 목적은 사물을 다시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일상의 익숙한 경험을 새롭게 인식시키는 방식이야말로 문학의 본질이라고 보았다. 특히 수필에서는 이러한 ‘낯설게 하기’가 단순한 서술의 도구를 넘어, 감각과 정서의 깊이를 확장하는 문학적 전략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는 상반된 감정의 공존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묘사함으로써, 독자에게 익숙한 감정을 전혀 다른 차원으로 경험하게 만든다.

 

🌧 상반된 감정의 공존: 기쁨 속의 슬픔, 슬픔 속의 평안

정서적으로 상반된 감정의 병치는 인간 경험의 복합성과 진실성을 드러내는 데 효과적인 기법이다. 예컨대 기쁨의 순간 속에 스며든 서늘한 고독, 혹은 깊은 상실감 속에서 피어나는 평온함은 단일 감정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인간 내면의 미묘한 진동을 전한다. 이처럼 상반된 감정의 공존은 단순한 대비가 아닌, 감정의 다층성과 감각의 확장을 통한 ‘낯설게 하기’의 구현이라 할 수 있다. 정형화된 감정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이러한 서술은 독자에게 감정의 복잡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만들고, 감각의 틀을 재조정하게 한다.

특히 이러한 묘사는 시간의 흐름과 기억의 중첩이라는 문학적 장치와 결합될 때, 감정은 단순한 현재형이 아닌 과거의 정조와 미래의 예감이 동시에 깃든 상태로 제시된다. 이는 독자에게 정서적 혼합물(mixture)의 감각을 제공하며, 그 복합적 구조 속에서 진정한 감정의 해석이 이루어진다. 문학적으로는 이것이 곧 ‘감정의 이중성’을 통한 인식의 재구성이며, 감정 경험을 단선적으로 받아들이는 일상적 감수성을 재정립하게 하는 ‘심리적 낯설게 하기’의 일환이다.

 

🌈 감각 확장의 서술 전략

감각 확장은 단순한 오감의 묘사를 넘어서, 감각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다른 감각들 간의 전이(synaesthesia)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예를 들어, 색채를 청각으로 표현하거나, 온도를 감정의 밀도로 표현하는 방식은 감각 간의 연결 고리를 새롭게 구성한다. 이는 독자에게 익숙한 감각의 해석 방식을 해체함으로써, 문장의 구조 안에서 감각의 재조합을 실현한다. 특히 수필에서는 이러한 감각 간 혼종적 표현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흐리게 하며, 정서의 본질을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예술은 본디 비정형적인 감각의 세계를 다룬다. 그러나 낯설게 하기의 전략을 통해 이 감각은 더욱 자유롭고 유동적인 언어로 변환된다. 익숙한 ‘따뜻함’이라는 감각이 반드시 온도적 따뜻함이 아닌, 냉정한 상황 속의 감정적 온기일 수도 있다는 새로운 감각의 의미화는, 감정과 감각을 상호 교차적으로 해석하는 문학적 통찰을 유도한다. 이러한 방식은 독자로 하여금 문장 속에서 스스로 감각을 구성하게 하고, 정서의 실체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게 만든다.

 

🌙 문학성으로 확장되는 ‘낯설게 하기’

수필이 단순한 자기 고백이나 일화 중심의 글쓰기에서 벗어나 문학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감정과 감각을 다루는 방식에서부터 기존의 인식 구조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낯설게 하기’는 단지 기법이 아니라, 감정의 본질을 파고드는 태도이며, 언어와 의미의 새로운 재배치다. 상반된 감정의 공존은 이 낯설게 하기의 정점에서 감정의 진실을 되묻게 하고, 감각 확장의 기법은 문학을 감정의 확장 장치로 재탄생시킨다.

 

결국 ‘기쁨 속의 슬픔’이나 ‘슬픔 속의 평안’이라는 이율배반적 감정의 동시적 경험은 단순히 표현을 위한 장식이 아니라, 수필이 독자의 내면 깊숙이 침투하는 문학적 실천이며, 독자의 감각을 다시 깨어나게 만드는 언어적 의식이다. 이처럼 감각과 감정의 낯설게 하기를 통해 수필은 삶의 깊은 차원을 포착하고, 문학으로서의 자리매김을 공고히 할 수 있다.

🌦 예시 1: 기쁨 속의 슬픔

“아이의 웃음소리를 듣는 순간, 문득 가슴 어딘가가 저릿했다. 저토록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시간도 곧 지나간다는 사실이, 행복의 가장자리에서 조용히 울고 있었다.”

→ 여기서 기쁨이라는 감정의 한복판에 '시간의 유한성'이라는 서늘한 감정이 병치되어 있다. 독자는 일상의 익숙한 행복을 ‘덧없음’이라는 시선으로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 예시 2: 슬픔 속의 평온

“장례식장에 앉아 흘러나오는 바흐의 음악을 듣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마음 한편이 고요해졌다. 너무 오래 울어서일까, 아니면 이 이별이 어쩌면 완성된 사랑의 증거였기 때문일까.”

→ 상실의 슬픔이 지배하는 상황이지만, 음악과 해석의 깊이를 통해 느껴지는 ‘고요한 평온’이 함께 서술된다. 감정의 역설이 독자의 감각을 낯설게 만든다.

 

🌈 예시 3: 감각 확장 – 감정과 온도의 교차 묘사

“그의 마지막 인사 속에는 냉랭한 겨울바람보다 더 차가운 온기가 있었다. 말은 따뜻했지만, 그 말이 품은 결심은 눈송이처럼 소리 없이 식어 있었다.”

→ 언어와 감정이 온도로 번역되며 감각의 경계가 무너진다. 따뜻한 말과 차가운 의도가 충돌하는 모순적 온도감은 독자의 감각을 새롭게 재구성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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