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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와인생/-마이너스토리텔링

첫사랑 한잎소설…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컵 3(Three of Cups)

by 해들임 2025. 6. 14.

우리만의 작은 축제

수아의 발걸음은 요즘, 마치 공중을 스치는 듯 가볍기만 하다. 계절이 바뀌며 불어오는 바람은 이전보다 부드럽고, 교실 창문 틈으로 스며드는 햇살마저 그녀를 어루만지는 듯 따스하게 느껴졌다. 모든 것이 선명해졌고, 일상의 배경마저 물감처럼 환해진 느낌이었다. 아침 출석을 부르는 선생님의 목소리도, 쉬는 시간 친구들이 쏟아내는 농담도 전부 음악처럼 들렸다.

그와 수아 사이에는 아직 확실한 말은 오가지 않았지만, 이제 둘은 누가 봐도 ‘서로를 아끼는 사이’였다. 복도에서 스치듯 마주칠 때도, 수업이 끝난 후 느긋이 교정을 걷는 그 순간에도, 둘 사이엔 이름 붙이기 어려운 따뜻한 온도가 흐르고 있었다.

“야, 너 요즘 완전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보여.”

친구 유진이 눈을 찡긋이며 쫑알거렸다.

수아는 대답 대신 미소만 지었다.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전해지는 감정, 그게 바로 지금의 수아였다.

시험이 끝난 어느 금요일 오후, 해가 천천히 기울어가는 시간 속에서 수아를 포함한 네 명은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자리를 폈다. 유진, 민경, 수아, 그리고 선배. 피크닉 가방 속에는 따끈한 치킨과 시원한 탄산음료, 민경이 들고 온 통기타가 들어 있었다. 아무도 ‘특별한 날’이라고 말은 안 해도, 그날의 하늘은 이상하리만치 맑고, 바람결은 놀랄 만큼 부드러웠다.

잔디밭에는 열여덟 여자아이들의 시간이 헤프게 흐르고 있었다. 음악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민경은 기타를 퉁기며 반쯤은 장난처럼 노래를 불렀고, 유진은 연신 뭔가를 흘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선배는 치킨을 들고 수아에게 ‘이건 특별히 맛있는 부위’라며 장난스럽게 건넸다. 수아는 가벼운 웃음을 터뜨리며 그 손에서 치킨을 받아 들었다. 웃을 일이 아닌데도 웃음이 헤프게 터져나왔다.

그 순간, 수아는 명료하게 깨달았다.

이건 축제야.

누구도 ‘축제’라고 말하거나 풍선도, 케이크도 없었지만 선배가 함께한 자리는 분명히 축제였다.

마음이 이처럼 가득 부풀어 오른 순간은 그리 자주 경험할 일이 아니었다.

선배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바람이 친구들의 웃음소리를 허공으로 날렸고, 수아의 마음은 그 소리마다 유쾌한 반응이 터져나왔다. 그날의 공기에는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있었다. 눈에는 안 보여도, 분명히 존재하는 어떤 환희의 입자들. 삶의 어느 순간엔 말보다 감정이 진실을 더 잘 전달할 때가 있다.

“나, 이 순간이 오래 기억됐으면 좋겠어.”

수아가 말하자, 유진이 잔잔하게 대꾸했다.

“그런 순간은 기억으로 남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남는 거야.”

맞는 말이었다.

사랑은 두 사람의 세계 안에서만 피어나는 꽃이 아니었다.

그 꽃을 함께 바라봐 주고, 응원해 주며, 진심으로 기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꽃다발 같은 것이었다.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것, 그 자체가 감정의 성숙이었다.

그날 해가 지기 직전, 수아는 조금의 용기를 꺼내 들었다.

선배 곁으로 조용히 다가가, 망설임 없이 손을 내밀었다.

“같이 걸을래요?”

그는 대답 대신,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손을 맞잡았다.

선배의 손을 잡은 수아는 가슴이 연신 콩닥거렸다.

석양을 지어가는 햇살 속에서, 강바람 속에서, 말 없는 사랑은 조용히 웃고 있었다.

그리고 수아는 알았다.

그날의 웃음소리와 석양의 시간, 강변을 걸으며 잡았던 선배 손의 온도가 오래도록 자신의 가슴속에서 기억되리라는 것을.

그것은 단순한 하루가 아니라, 우리만의 작은 축제였다.

🃏타로 카드 해설: 컵 3(Three of Cups)

 

상징

컵 3(Three of Cups)은 세 여인이 서로의 잔을 높이 들고 축하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이 카드는 우정, 축하, 기쁨의 공유, 공동체의 기쁨을 상징합니다. 꽃과 열매가 풍성하게 그려진 배경은 풍요로움과 생명의 환희를 나타냅니다.

 

해석

기쁨을 나누는 시간: 좋은 일이 생기고, 그것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순간입니다.

우정과 공동체의 유대: 사랑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친구, 가족과 함께할 때 더욱 깊어지는 감정의 흐름.

축하할 일, 소소한 기쁨의 순간: 파티, 생일, 기념일, 작지만 소중한 축하의 순간이 가까이 왔다는 신호입니다.

사랑의 지지 기반 형성: 연인 관계의 긍정적 분위기를 주변도 함께 축복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초보자 TIP

컵 3은 “함께 기뻐하기”의 카드예요.

단둘이 있는 관계가 주변의 축복 속에서 더 따뜻해지고 단단해지는 시기죠. 사랑뿐만 아니라 친구들과의 소중한 유대, 그리고 웃음이 가득한 하루를 의미할 때 자주 등장한답니다.

이 카드가 나왔다면, 사랑을 혼자만의 세계에서 꺼내어, 누군가와 함께 기뻐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거예요. 때론 축하받는 것도 용기랍니다.

 

웨이트 타로 마이너 아르카나 컵 3(Three of Cups) 카드 노래

 

 

메이저 아르카나 19번 태양의 기운을 담은 타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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