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10월 13일 일요일) 저녁 8시 20분 Mbn 휴먼다큐 <사노라면>, 그 화면 속에는 내가 있다. 1년 6개월 동안 서울과 시골을 오가며 생활해 온 내가, 어머니와 함께하는 일상을 어쩌다가 다큐멘터리 속에서 보여주게 된다. 처음엔 떨리고 부끄러웠다. 무엇을 보여줘야 할지, 우리에게 과연 방송에 담길 만큼의 특별함이 있는지 스스로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카메라 앞의 어머니와 나는 담담해졌다. 특히 나의 부족한 모습이 한껏 드러난다 해도, 그 속에는 어머니와 함께한 추억이 담겨 있다는 사실이 조금씩 위로로 다가왔다.
방송에서 그려지는 어머니와 내 모습에는 그리 특별한 장면이 없을 줄 안다. 그저 작은 시골 마을
에서 사는 늙은 어머니와 늙은 아들의 소소한 일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92세가 되었고, 혼자 시골에서 생활하시게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려 도심과 시골을 오가는 이중생활을 선택한 것이 방송의 계기가 되었다.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머니의 곁을 지키는 일이었다. 출판사가 어려워지고 지칠 때가 있었어도, 어머니 곁에서 보낸 시간만큼은 나에게도 소중한 안식처였다. 이러한 시간들이 카메라에 담길 때마다 나는 어머니와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비록 다큐멘터리 화면 속 내 삶은 초라할지라도, 이 방송은 나와 어머니가 함께하는 소중한 순간을 남기는 기록이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내가 어머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번 방송을 통해 어머니와 나의 일상이 비치는 순간, 나는 그저 어머니와 잊지 못할 추억을 하나 만들었다는 사실로 감사하게 될 것이다. 이 방송이 끝나고 나서도 우리에게 남는 것은 고요한 일상이다. 하지만 그 일상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것이 아닐까 싶다.
미리보기
선공개
https://tv.naver.com/v/62294085?playlistNo=937490
줄거리
휴먼다큐 사노라면 -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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