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순 저
면수 248쪽 | 사이즈 150*215 | ISBN 979-11-5634-556-5 | 03810
| 값 15,000원 | 2023년 09월 03일 출간 | 문학 | 수필 |
문의
임영숙(편집부) 02)2612-5552
책 소개
세 번째 수필집 <쭉정이의 반란>을 내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은 이운순 수필가는 이제 자신만의 독특한 칼라를 드러내는 데 몰입하고자 한다. 몰입해서 하는 일이란 가치 있는 것이다. 시인 보들레르는 인간은 어느 하나에 미쳐야 한다고 했다. 이운순의 수필 안에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이 공존하고 있다. 물론 그 세계에는 압축된 삶의 진한 영혼이 서려 있다. 그 영혼을 만나기 위해 이운순은 삶의 근원을 찾아 나선다. 바로 바이오필리아와 토포필리아의 환상적 교직이다. 작가는 유년 시절을 통해 자신만의 인생론을 펼치고, 자신이 발을 딛고 있는 영역의 그 순수와 향기를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자조문학인 수필의 매력을 힘껏 발산한다.
저자소개
경기 포천 출생 / 한국방송대 국문과 졸업
2008 계간 《에세이문예》 수필 등단 / 《월간문학》 163호 동화 등단
사) 한국문인협회 문인권익옹호위원
본격수필 에사모 이사
정독수필, 달포수필, 청향문학회 회원
제4회 청향문학상
제15회 에세이작가상
제8회 본격수필토론회 대상
문인협회 경기지회 공로상, 국회의원표창 외 다수
2016 『비타민이 열리는 나무』 해드림출판사
2020 경기문화재단 선정 『향기는 바람에 섞이지 않는다』 해드림출판사
2023 『쭉정이의 반란』 해드림출판사(포천 문화관광재단 포·도·당 사업선정)
차례
프롤로그 - 쭉정이, 반란을 꿈꾸다 | 4
에필로그 | 218
작품 해설 - 이운순의 수필세계 ‘바이오필리아와 토포필리아의 교직’
_권대근(문학평론가, 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 | 221
1부_ 나의 봄은 ing
슬픈 해바라기 14
반쯤 비우며 살자 19
그 후로도 오랫동안 24
나의 봄은 ing 29
어떤 경고 34
달팽이를 애도하다 38
나의 봉당 43
장미주점 47
나이에 물들다 52
2부_ 기도
반면교사 58
Replay 신토불이 63
오스트레일리아의 가평 68
목수 73
기도 79
아기 새, 여인이 되다 83
풍경(치숙의 미소) 88
다정도 병이런가 92
마음의 두께 97
굴레 101
3부_ 꿈 한 자락
덤 108
땀 114
손 119
꿈 한 자락 124
마지막 선물 128
크루즈 소동 133
세 시간 오십 분 138
아르모니아호의 밤 143
청설모가 있는 풍경 148
정읍사, 그 여인을 꿈꾸다 153
4부_ 아버지와 제비
쭉정이의 어린 날 159
짝을 만나다 165
삼 남매 171
손거스러미 176
아버지와 제비 180
송산댁 아주머니 186
본향 전주를 가다 191
이별할 것에 대하여 196
또 한 해가 간다 201
이탈리아 기행, 수박 겉핥기 206
출판사 서평
-문학평론가 권대근 평론 중에서
바이오필리아와 토포필리아적 세계를 형상화한 작품집
문학은 언어를 통해 구축된 삶의 실상이다. 그 안에는 살아 움직이고 있는, 강한 의식의 주체들이 선한 지향성을 가지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 인간은 무엇인가에 자신을 몰입시켜 그 안에서 보람과 행복을 찾고자 한다. 포천의 작가 이운순도 마찬가지다. 세 번째 수필집 <쭉정이의 반란>을 내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은 그녀는 이제 자신만의 독특한 칼라를 드러내는 데 몰입하고자 한다. 몰입해서 하는 일이란 가치 있는 것이다. 시인 보들레르는 인간은 어느 하나에 미쳐야 한다고 했다. 이운순의 수필 안에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이 공존하고 있다. 물론 그 세계에는 압축된 삶의 진한 영혼이 서려 있다. 그 영혼을 만나기 위해 이운순은 삶의 근원을 찾아 나선다. 바로 바이오필리아와 토포필리아의 환상적 교직이다. 작가는 유년 시절을 통해 자신만의 인생론을 펼치고, 자신이 발을 딛고 있는 영역의 그 순수와 향기를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자조문학인 수필의 매력을 힘껏 발산한다.
하버드대학의 쿠퍼랜드 교수는 훌륭한 수필가는 구경꾼이요, 방랑자요, 게으름뱅이여야 한다고 했다. 삶은 누구에게나 벅차고 힘든 것일 수밖에 없다. 누구나 혼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시인은 외로우니까 사람이라고 했다. 혼자라는 사실을 애써 부정하기 위해 인연이라는 끈을 통해 남과 나를 하나로 묶더라도, 열정이 없으면 그것은 애착에 지나지 않는다. 이운순의 시선에는 온갖 사연이 담긴다. 사연과 일종의 인연 맺기다. 인간은 누구나 무엇에 의지해 자기를 지탱해 나갈 수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다. 따라서 언제나 자신의 가슴을 안온하게 감싸줄 수 있는 따뜻한 둥지를 찾아 나선다. 그 둥지의 실체는 사람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존재일 수도 있다. 무엇인가에 열렬히 집착하거나 몰입하는 것은 둥지를 마련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다. 이운순에게 그 대상은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소박하게 자기 본연의 자세를 다지겠다는 생의 가치다.
인생의 깊이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생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통해 위기의 삶을 창조적으로 전환해야겠다고 피력하는 것이라든지 또는 튼튼한 삶을 더 튼튼히 다지겠다고 노력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인간화의 길이라 할 수 있겠다. 이운순이 세상에 내어놓는 <쭉정이의 반란>은 아마도 바이오필리아와 토포필리아적 세계를 형상화한 작품집이라는 독특한 위상을 갖게 될 것 같다. 이 수필집은 생명과 향토의 교직이라는 나름의 칼라를 가지고 있어서 더욱 의미 있다. 수필은 제한된 지면 안에 주제를 내면화해야 하고, 형상화해야 한다. 이운순의 수필은 적절한 변주와 다양한 전개의 표현 기법을 통해 일정한 문학성을 담보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여타 수필집의 한계를 잘 극복하고 있다고 하겠다.
생태, 생명과 평화, 바이오필리아에 대한 애착
문학은 어느 의미에서 사회 현실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인간 행위의 기록이다. 그 안에는 어떠한 형태로든 삶을 더욱 견고히 구축해 나가려는 의지와 그 실천자의 모습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문학은 단순한 자기애의 표현 수단이 아니다. 수필이 갖추어야 할 요건 중의 하나가 인식이다. 인식은 작가의 사회적 의식이요, 문학적인 힘이다. 여기서 말하는 힘은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문학 속에 내재하는 강력한 에너지다.
수필 <슬픈 해바라기>는 인간의 근원적인 가치와 본질을 규명하려는 설득적 지성이 담겨 있고, 이것이 바로 문학의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운순의 수필을 관통하는 한 사상은 생태적 상상력이 인간 주변의 세계를 지각하는 데 영향을 미치며, 그리고 그러한 인식에 기반한 지각이 인간의 환경에 대한 선호와 이상향, 더 나아가서는 공간을 조직하는 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바로 환경-인간 사이의 관계와 미학론인 바이오필리아다. 초록 이미지의 축제 공간이 베푸는 자연친화적 경향은 이운순 수필의 여러 작품에서 볼 수 있다. 그녀의 수필은 녹색 대자연이 베푸는 잔치를 인생과 결부시켜 의미화하려 했다는 점에서 식물성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문학은 절실함에서 비롯되고, 그를 자양분으로 해서 커나가는 것이기에 생명에 대한 절실함, 평화에 대한 그리움이 있어야 결실의 조건이 충족된다. 많은 수필이 생태 문제와 평화를 지향하고 있다는 데서 그녀의 생명존중 사상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문학은 한 시대의 구성원이 지닌 고유한 정신이며 체온이고, 도도한 흐름이어야 한다. 그 시대와 역사를 담당하고 있는 구성원이 무엇을 갈망하고, 무엇을 위해 자기의 희생을 소진하며, 그들에게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나 도구의 하나이기에, 문학으로서의 자기 모습을 견고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운순은 한반도의 휴전선 부근 포천에 사는 작가로서 누구보다도 분쟁에 민감하다. 작가는 반 고흐의 명작 ‘해바라기’ 그림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평화로운 삶에 대한 인류의 소망을 전해주고자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 이운순 글을 읽으면서 절실히 느끼는 것은, 세계가 너무 이기적이라는 점이다. 인간의 욕심이 부른 참상이라는 지적이 날카롭다. 전쟁은 악이라는 그의 지론은 설득력이 강하다. 우크라이나를 열렬히 응원하는 작가의 마음이 곧 우리 모두의 소망이 아니겠는가.
반 고흐의 명작 해바라기 그림이 아니라도 커다란 해바라기 그림 액자는 거실 벽면을 장식한다. 해바라기는 보기에도 아름답고 평화롭지만, 행운을 불러준다는 설까지 더해 해바라기 그림과 함께 해바라기 조화 또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뿐인가. 세계 곳곳 주방에 내 집 싱크대 양념 칸에도 해바라기 식용유가 자리해있다. 대부분 그들 나라 너른 들에서 수확한 해바라기일 것이다. 그 황금빛 해바라기가 지금 미소를 잃고 슬픈 해바라기가 되었다. 전장(田莊)을 떠나 戰場으로 떠난 농부들이 다시 들판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슬픈 그림이 되었다.
<슬픈 해바라기> 중에서
이 수필을 감상하는 하나의 포인트는 국수주의, 민족주의가 우리 삶과 사람의 감수성의 형태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그리고 전쟁 이후 어떤 삶의 전략이 가능한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데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평화 따위는 없다. 있는 것은 우리 민족의 번영뿐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독재자 푸틴이 다른 나라와 세계를 대하는 태도와 감수성을 통째로 바꾸어 낸 비극의 드라마다. 소위 말하는 ‘인간의 죽음과 속물화’의 경향이 스펙터클한 사회와 맞물려 어떻게 진행되었고, 그 결과 통째로 우리가 어떻게 ‘인정사정 볼 것 없다.’라는 상태, 폭력과 야만의 사회로 진입하였으며, 이 이후 삶의 양식은 어떻게 될 것인지를 같이 고민해 보려고 하는 데에서 이 수필의 특징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인용 예문에서 볼 수 있듯이 해바라기가 ‘전장(田莊)을 떠나 戰場으로 떠난 농부들이 다시 들판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슬픈 그림이 되었다.’는 표현은 이 수필의 압권 중 압권이다.
순간순간의 삶에 성실하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자 하는 각고의 작업을 우리는 자아 성찰이라 한다. 수필을 원숙한 인생의 문학이라 하는 소이도 여기에 있다. 전 세계인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전쟁의 참상에서 평화 사상을 관조하고 거기에서 공생 공영의 길을 찾아보는 이야기를 주제로 수필화했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올바른 비판적 사고는 특히 대상에 대한 새로운 견해를 제시하는 글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옳고 그름을 따져 보는 태도는 잘못된 기존의 개념이나 관념을 새롭게 바꾸는 좋은 방법이다. 이 수필뿐만 아니라 글 대부분에는 작가정신이 번득이고 있다. 고장이 난 세상을 새롭게 태어나도록 해야 한다는 작가의 외침은 여기서만 아니라 곳곳에 수두룩하다. 삶에 부딪혀 체득한 여러 가지 역사적, 시대적 상황들을 외면하지 못해서 이운순은 ‘슬픈 해바라기’를 자신의 작품 속에 투입시켜 반전사상으로 잘 구체화하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도 전쟁을 겪었고, 다른 나라의 도움으로 일어섰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대목이 좋았다. 우크라이나가 승리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응원에 박수를 보낸다. 인도적 삶의 실천을 통해 평화로운 세상을 갈망하는 작가정신은 높게 평가된다.
이운순은 글감을 세태와 인연 속에서 찾아내는 작가
무엇보다도 수필은 문학이 되어야 한다. 거울이니 등불이니 하는 변별은 그다음의 문제다. 동시에 그것은 세계관의 문제이기 때문에 좋고 싫음의 판단이 있을 뿐 우열의 기준이 될 수가 없다. 수필이 상상력이나 예리한 관조, 지적 통찰의 체로 걸러지지 않은 채 써서는 안 되는 것이다. 수필은 삶과 세계에 대한 고도의 세련된 지적 통찰이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 있어서 이운순의 작품은 향기로운 문학이라는 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다. 이운순은 글감을 세태와 인연 속에서 찾아내는 작가다. ‘글은 곧 그 사람이다.’라는 버폰의 표현에 정확히 맞는 언행일치의 삶을 사는 작가이기도 하다. 문명비판이란 따끔한 질책이 담겨 있는가 하면, 한 가정을 편안하게 리드해가는 여인으로서 일상 속에서 느끼는 편편들에 대한 다소곳한 정감을 수필 속에 용해시켜 내는, 가슴 따스한 작가다. 차분함과 여유에서 나오는 그녀의 글에는 오늘을 사는 생활인의 가슴 저린 애환이 있고, 따스한 정이 소리 없이 흐른다. 그녀 수필의 특성인 식물성과 애향성은 무미건조한 단조로움에 짓눌려 있으면서도 무엇인가를 가슴에 지니고 살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은 한다. 바이오필리아와 토포필리아는 성찰의 시간을 부여하는 매개체로서 역할을 하기에 작가에게 유의미한 가치가 아닐 수 없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문제의 한편에는 언제나 초극할 수 있는, 아름답고 신선한 세계가 있다는 것을 이운순의 수필집은 말해준다. 사람들은 그 세계를 통해 삶의 기쁨을 만끽하고, 처절한 절망의 늪에서 헤어나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그러나 현실이라는 벽으로 해서 어쩔 수 없이 각박한 삶을 자처해 그 길로 들어서기도 도망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주체자의 마음가짐이다. 물질만이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은 아니다. 나를 있게 한 과거의 끈으로 튼튼한 미래를 창조하려는 창조적이며 포용적 마인드가 중요하다. ‘노동의 가치는 어떤 잣대로도 가늠하기 어렵다.’라는 표현에서 그녀가 추구하는 행복이 어디에 있는가가 드러난다. 그녀는, ‘왜가리가 날아드는 걸 보면 아직 생태계가 살아있다는 게 분명하다.’라고 안도하면서, 수고롭고 사랑이 충만한 삶의 현장을 가슴에 담고, 이를 바탕으로 나눔의 가치와 사랑의 미학을 실천하며, 바이오필리아와 토포필리아 나무를 키우고 있다. 그 나무들이 빚어내는 그늘이 시원하다.
'해드림 신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회하듯 쓴 임무성 수필집 '우리가 함께한 시간들' 출간 (0) | 2023.10.24 |
---|---|
심리적 치유와 정서적 자극, 시네필리아리뷰 2023 가을호 (0) | 2023.09.09 |
수필 이상향 수필풍경 동인작품집 '쓰다 달다' (0) | 2023.09.09 |
책에서 즐기는 페루의 매력 ‘남미, 페루부터 가보자’ (0) | 2023.09.08 |
고향에 대한 소중한 정서, 한명희 수필집 '고향이 뭐길래' (0) | 2023.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