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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_음악

노래로 감상하는 좋은 시, 문정희 ‘아들에게’

by 해들임 2025. 5. 22.

이 시는 부모와 자식 사이의 깊은 사랑과 영적인 연결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인간 관계의 본질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감정을 진실하게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입니다.

 

먼저, 시의 중심에는 '아들'이라는 존재가 있습니다. 시인은 아들과의 관계를 단순한, 혈연적 연결을 넘어, “신이 한 분 살고 계시나 보다”는 표현을 통해 초월적인 차원으로 승화시킵니다. 이는 부모의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신성하고 절대적인 무엇이라는 깊은 깨달음을 전합니다. 자식을 향한 마음이 곧 기도라는 표현은, 부모로서 느끼는 간절함과 애틋함을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방식으로 형상화한 부분입니다.

 

또한 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를 자연스럽게 묘사합니다. “네가 어렸을 땐 우리 사이에 다만 아주 조그맣고 어리신 신이 계셔서”라는 구절은, 어린 시절의 사랑이 작지만 순수하고 우주를 담을 만큼 깊었다는 감각을 시적으로 풀어냅니다. 이는 자식이 성장함에 따라 부모가 느끼는 감정의 변화—자랑스러움과 동시에 약간의 외로움, 아련함—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어 공감과 울림을 자아냅니다.

 

마지막 연에서 “이렇게 긴 강물이 끝도 없이 흐를까”라는 비유는, 시적 정서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부모와 자식 사이에 놓인 시간이자 사랑의 흐름,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정서적 거리감을 매우 아름답게 상징합니다. 물리적인 거리보다 마음의 거리,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낸 간극 속에서도 여전히 흐르고 있는 사랑의 본질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전체적으로 이 시는 간결한 언어와 절제된 표현 속에 깊은 감정을 품고 있으며, 사랑이란 무엇인지, 부모가 자식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시적으로 성찰하게 합니다. 결국 이 시는 '신성한 사랑'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 관계의 아름다움과 유한성 속에서 피어나는 영원한 감정을 담아내고 있어 감동적이고도 찬란한 울림을 줍니다.

 

노래 듣기

 

 

아들에게

-시: 문정희, 노래: 해드림출판사

 

​아들아

너와 나 사이에는

신이 한 분 살고 계시나 보다

 

​왜 나는 너를 부를 때마다

이토록 간절해지는 것이며

네 뒷모습에 대고

언제나 기도를 하는 것일까

 

​네가 어렸을 땐

우리 사이에 다만

아주 조그맣고 어리신 신이 계셔서

 

​사랑 한 알에도

우주가 녹아들곤 했는데

 

이제 쳐다보기만 해도

훌쩍 큰 키의 젊은 사랑아

 

​너와 나 사이에는

무슨 신이 한 분 살고 계셔서

이렇게 긴 강물이 끝도 없이 흐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