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한 출판인의 외로운 기도
“이 책, 정말 좋은데… 왜 아무도 보지 않을까요?”
편집을 마치고 책이 인쇄되어 나올 때마다 혼잣말처럼 내뱉는 질문입니다. 이 시대에 책을 만든다는 것은, 어쩌면 아무도 듣지 않는 산속에서 메아리를 외치는 일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우리는 계속해서 책을 만듭니다. 아무도 듣지 않아도, 누군가 언젠가는 들을 것이라는 믿음으로요.
💔 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 출판인은 굶습니다
세상은 더 빨라졌고, 더 화려해졌습니다. 스마트폰과 영상, 짧고 강렬한 콘텐츠가 주목받는 시대에 책은 너무 느리고 조용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아무리 공을 들여 만든 책이라 해도 초판조차 소화하지 못하고 창고에 쌓여가는 일이 반복됩니다. 인세를 받아야 할 작가에게 면목이 없고, 인건비도 벅차 사무실 전등을 늦게 켜는 날이 늘어납니다.
출판인이 굶는 시대입니다. 굶는다는 말이 비유가 아닌, 현실이 되는 날도 있습니다.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한숨을 쉬는 날, “계속해야 하나”는 질문이 마음을 파고듭니다. 그럼에도 책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우리는 글이 사람을 살린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고통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불씨
출판은 결과보다 과정이 더 긴 일입니다. 수차례 스트레스를 겪고 좌절을 지나야 비로소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는 늘 사람의 마음이 있습니다. 외로움 속에서 쓴 시, 잊혀진 기억을 불러낸 에세이, 세상을 바꾸겠다는 다짐이 담긴 원고… 그 모든 것이 책의 몸을 빌려 세상에 말을 겁니다.
어느 날, 서점에서 우연히 우리 출판사의 책을 발견한 독자가 “이 책 덕분에 위로받았다”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팔린 권수는 적지만, 그 한 사람의 고백은 백만 권의 판매보다 깊게 다가옵니다. 출판은 결국 사람과 사람을 잇는 일이라는 걸, 그제야 다시금 느낍니다.
🕯️ ‘가난한 출판인의 기도’는 희망입니다
기도는 무엇인가요? 아무 보장도 없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들릴 것이라는 믿음을 담은 간절한 말 아닐까요. 우리는 오늘도 기도합니다. 작은 책 한 권이 누군가의 밤을 지켜주기를, 그 글 속에서 삶을 견딜 힘을 찾기를.
우리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더라도, 단 한 명의 독자라도 진심으로 감동받는다면 그 책은 존재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은 수익보다 가치, 유행보다 진심을 선택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출판인의 길은 가난할 수밖에 없지만, 동시에 가장 인간적인 길이기도 합니다.
🌅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사랑입니다
출판은 고통입니다. 하지만 사랑도 고통을 동반하지요. 글을 사랑하고 사람을 믿는 그 마음이, 오늘도 우리를 버티게 합니다. 편집실의 불은 꺼지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원고를 다듬고 있고, 누군가는 표지를 디자인하고 있으며, 누군가는 그 모든 것을 위해 조용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가난하고 외롭지만, 우리의 책이 언젠가 당신의 마음에 닿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출판인의 외로운 기도이며, 그럼에도 계속 책을 만드는 이유입니다.
더 단단해지는 아픔
나는 바퀴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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