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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인

📖책이 안 팔리는 시대, 출판인으로 살아남기…절망 속에서 책을 만들다

by 해들임 2025. 5. 5.

📚 출판사는 이제 책을 파는 곳이 아닌, 마음을 견디는 곳이 되었습니다. 매달 같은 자리에 쌓여 있는 책, 서점에서조차 대량 입고를 꺼리는 신간, 작가의 마음과 편집자의 수고가 응답받지 못한 채 덮이는 날들이 반복됩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지금 시대에 책을 왜 만들어요?” 그 말에 출판인은 웃지도 못하고 대답합니다. “책을 만드는 일이 나를 살아 있게 해주니까요.”

 

이 시대 출판을 한다는 것은 햇볕 없는 들판에서 해바라기를 키우는 일과 같습니다. 해가 보이지 않더라도 뿌리를 내리고, 언젠가 빛이 닿을 자리를 향해 머리를 들고 기다리는 것, 그 기다림이 출판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간은 쏟아지고, 독자는 점점 줄어들고, 인쇄비는 오르고, 반품은 빠르게 돌아옵니다. 아무리 좋은 책도 SNS 바이럴 하나 없으면 사장되기 십상이고, 작가의 철학도 현실 앞에선 유통기한이 짧습니다.

 

💔 출판인의 하루는 '불안'으로 시작합니다

책이 인쇄소에 넘겨지는 순간부터 출판인의 마음은 조용히 무너집니다. **“이 책, 팔릴까요?”**라는 질문이 무거운 그림자처럼 따라다닙니다. 서점 MD의 고개 한 번 끄덕이는 것이 출판사의 생존을 좌우하고, 한 명의 독자 리뷰가 책의 운명을 바꿀 수 있습니다. 하루에도 열두 번 마음이 요동치고, 밤에는 숫자에 눌리고, 아침엔 매출표에 질식당할 것 같은 마음을 다잡으며 다시 책상 앞에 앉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출판인은 책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마치 바위 사이를 뚫고 나오는 들꽃처럼,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펴야만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책은 여전히 사람의 마음을 살리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 모든 일이 실용과 효율, 돈과 숫자로 환산되더라도, 한 권의 책이 누군가의 밤을 견디게 하고, 인생의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 그런 경험을 직접 목격한 출판인은 알게 됩니다. '팔리지 않아도 이 책은 누군가에게 필요한 책이었다'는 확신을.

 

🌱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씨앗'을 심습니다

출판이 더는 사업이 되지 않는 시대, 출판은 신념의 예술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수익을 포기하고, 손해를 감수하고, “그래도 이 이야기는 세상에 나와야 해요라는 한 문장을 믿으며 책을 짓습니다. 바로 그 문장이 출판인을 살아 있게 합니다. 무수한 포기의 순간들 속에서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누군가에게 다다를 그 한 문장을 위한 믿음입니다.

 

희망은, 늘 가장 힘든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문장, 조용히 놓인 책 한 권, 그 안에 담긴 진심은 언젠가 반드시 닿을 곳에 닿습니다. 오늘은 절망 속에서 책을 만들지만, 내일은 그 책이 누군가의 삶을 밝히는 등불이 됩니다.

출판인은 희망을 팔기보다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입니다. 수많은 좌절 속에서도, 여전히 책상을 정리하고 원고를 붙들고 있는 당신은, 절망을 뚫고 나오는 문장의 힘을 믿는 사람입니다. 바로 그 믿음이, 이 책 없는 시대에 이라는 존재를 붙들고 있는 마지막 끈이 됩니다.

 

더 단단해지는 아픔

 

나는 바퀴벌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