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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와인생/-마이너스토리텔링26

한잎소설 완드 마지막회…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킹(King of Wands) 👑완드 킹(King of Wands), 불의 왕이 되다– “불꽃을 품은 자, 이제는 그것을 나눈다” 은호는 오늘, 어디에도 ‘대표’라고 적지 않았다.한 강연회에 초청을 받아, ‘청년 창작자와의 대화’라는 이름 아래 무대에 오르게 되었지만, 그는 자신의 소개를 이렇게 시작했다.“저는… 여전히 책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그리고 아주 작은 출판사를, 여전히 조심스럽게 운영하고 있습니다.”청중은 대학생, 예비 작가, 작은 독립책방 주인들로 가득했다.그는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놓았다.“처음엔 책 한 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어요.그러다 그 믿음이 너무 무거워져, 책을 짐처럼 느낀 때도 있었고요.하지만 지금은, 책은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세상을 ‘살게’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해드림출판사는 이제 더.. 2025. 6. 12.
한잎소설…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퀸(Queen of Wands) 🐈완드 퀸(Queen of Wands), 현명한 파트너– 불꽃을 다루는 사람, 불꽃이 되는 사람 “대표님, 진심을 다해 말해도 될까요?”회의가 끝난 뒤, 회의실 불이 꺼지고 사무실엔 두 사람만 남아 있었다.윤지, 해드림에 최근 합류한 경력 편집자.사람들은 그녀를 ‘조용한 해결사’라 불렀고, 실제로 그녀가 들어오고 나서부터 출판사의 공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물론이죠.”“요즘 대표님은… 혼자서 너무 달리고 계세요.모두가 그 불꽃에 감동도 하지만, 솔직히 조금은 지쳐 있어요.저는, 그 불을 잘 지켜나가고 싶은 사람이에요.그러니까, 저를 조금 믿어보면 어떨까요?”은호는 그녀의 말을 듣고 한참을 말없이 앉아 있었다.그동안 ‘도와줄게요’라는 말은 수없이 들었지만,이처럼 불꽃을 함께 다루자는 제안은 처음이.. 2025. 6. 12.
한잎소설…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기사(Knight of Wands) 🐎완드 기사(Knight of Wands), 질주하는 은호– 가슴이 먼저 달렸고, 발이 따라갔다 “대표님, 혹시 저… 같이 책 만들어주실 수 있나요?”한밤, 출판사 메일함에 도착한 짧은 메시지.보낸 이는 고등학교 3학년, 이름은 수아.첨부파일에는 워드로 정리된 시 23편이 있었다.은호는 메일을 여러 번 읽었다.투박한 문장이었지만, 그 안엔 설명하기 어려운 진심이 담겨 있었다.그는 한참을 고민하다, 바로 답장을 보냈다.“수아님, 당신의 시는 단단하지 않지만… 아주 솔직해서 좋습니다.우리, 이 시집 한번 만들어보죠.”그날부터 은호는 폭발적인 추진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시집의 구성, 제목, 종이 재질, 표지 디자인, 감성적인 마케팅 문구까지…마치 온몸에 다시 불이 붙은 듯 그는 기획과 실행을 쉴 새 없이 .. 2025. 6. 11.
한잎소설…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시종(Page of Wands) 🔥완드 시종(Page of Wands), 다시 피어나는 열정– 처음처럼, 하지만 다르게 “출판사라는 게… 꼭 책만 내야 하는 건 아닐지도 몰라.”은호는 자판기 커피를 손에 쥔 채, 오래된 공원 벤치에 앉아 그렇게 말했다.그 옆에는 오랜만에 만난 민아가 앉아 있었다.둘은 아무런 약속도 없이 마주 앉았지만, 서로에게 필요한 건 대단한 조언이 아니라 조용한 공기와 진심 섞인 말 한마디였다.“무슨 말이야?”“그냥, 요즘 자꾸 다른 형식의 이야기들이 떠올라.웹툰 같은 거, 짧은 오디오북, 혹은 엽서처럼 짧은 글.”“그거, 좋아 보여.”“응. 처음엔 출판이라는 게 책만으로 사람을 만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지금은… 이야기라는 걸 사람에게 건네는 모든 방법을 탐험하고 싶어졌어.”민아는 그 말을 듣고 나서, 빙그레 웃.. 2025. 6. 11.
한잎소설…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10(Ten of Wands) 🧺완드 10(Ten of Wands), 짐을 진 청년〉– 내가 만든 꿈이, 내 어깨를 누르기 시작했다 “다음 회의는 11시, 1시에 온라인 북클럽 미팅, 오후 3시엔 인쇄소 미팅, 6시엔 팟캐스트 인터뷰 녹음… 그리고…”서연이 읽어 내려가던 일정표를 보며 잠시 말을 멈췄다.“…대표님, 이거 진짜 다 하실 거예요?”은호는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다 해야지. 다 내 일이니까.”“이건… 대표님의 일이 아니라, 여럿이 나눠야 하는 일이에요.”서연의 말이 맞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하지만 누군가에게 완전히 맡기는 게 두려웠다.편집, 마케팅, 유통, 작가 관리, 세금, 회계…단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이 무너질까 봐 그는 쉬지 않고 모든 것을 감당하고 있었다.그날 밤, 은호는 혼자 창고.. 2025. 6. 8.
한잎소설…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9(Nine of Wands) 🧱완드 9(Nine of Wands), 지친 어깨– 포기하지 않기 위해 버티는 밤 새벽 2시 47분.사무실 형광등 아래, 은호는 고개를 숙인 채 졸고 있었다.양손은 키보드 위에 얹혀 있었고, 모니터엔 아직 검토되지 않은 원고 파일이 떠 있었다.그의 옆에는 쌓여 있는 교정지, 녹은 커피 얼룩, 접힌 종이컵이 무기처럼 흩어져 있었다.‘띵.’새벽을 뚫고 울린 채팅 알림.은호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떴다. 편집자 서연이었다.“대표님… 지금도 작업 중이세요?”“조금만 마무리하고 잘게요. 이 부분 흐름 다시 손 봐야 할 것 같아서요.”“제발 자요. 진짜… 이번엔 눈빛이 다르세요. 위험해 보여요.”은호는 답장을 보내려다 말고, 손목을 감쌌다.이틀 전부터 키보드를 칠 때마다 손등이 저릿했다.병원에 갈 시간은 없었다. 아.. 2025. 6. 8.
한잎소설…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8(Eight of Wands) ✉️완드 8(Eight of Wands), 소식이 날아오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움직였다 “메일 확인해봤어?”민아의 음성은 숨이 찬 듯 급했다.은호는 커피를 내리던 손을 멈추고 휴대폰을 들었다.[보낸 사람: 드림북스 콘텐츠팀][제안] 북튜버 연합 기획전 단독 출판 제의그는 단어를 두 번 읽고, 다시 이메일 전문을 확인했다.정리하자면, 인기 북튜버 3인이 공동기획한 인터뷰북을 해드림 단독으로 출간하고 싶다는 제안이었다.조건은 파격적이었다. 계약금 선지급, 마케팅 전액 지원, 초판 5천 부.“…이게 진짜야?”몇 달 전만 해도, 그는 일주일에 두 권 팔리는 통계를 보며 한숨 쉬고 있었다.그런데 지금은, 거대한 유통 파트너가 제발 이 책만 맡아달라며 손을 내밀고 있다.“기획은 이미 완성되어 있고, 제작은 빠르면.. 2025. 6. 5.
한잎소설…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7(Seven of Wands) 🛡️완드 7(Seven of Wands), 지켜야 할 것– 지키는 일은 언제나 싸움이었다 “이제 그만 ‘예술가 노선’은 졸업하자.좀 더 대중적인 기획으로 가야지. 이럴 때 한방 터뜨려야 해.”투자사 대표는 손가락으로 책상 위를 콩콩 두드리며 말했다.은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그럼 어떤 기획을 생각하고 계신가요?”“우선 유명 유튜버 수필집. 이름만 있으면 팔려.그리고 연예인 작가, 팬층이 탄탄하니까 초판 3천 부는 보장이고.다음으로 트렌디한 키워드. ‘자존감’, ‘힐링’, ‘3년 안에 부자 되는 법’ 이런 거지.”은호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 그 기획은 잘 팔릴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도 그 책을 좋아할 것이다.하지만 그는 묻고 싶었다.“그게 정말, 내가 만들고 싶은 책일까?”해드림출판사.. 2025. 6. 5.
한잎소설…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6(Six of Wands) 🎖완드 6(Six of Wands), 박수 받는 청년– 승리는 외로울 수도 있다는 걸, 그날 처음 알았다 “자, 다음 소개할 책은 요즘 SNS에서 화제인 단편집입니다.작가의 이름보다 문장이 먼저 입소문을 타며 퍼졌고요, 출판사는 무려… 1인 출판사랍니다.”은호는 라디오 스튜디오의 유리창 너머를 바라보았다.사회자의 목소리는 밝고 경쾌했다.그런데, 이어폰 속으로 들어온 자신의 이름이 이상하게 낯설게 들렸다.“해드림출판사 은호 대표님, 오늘 자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네,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정중히 고개를 숙이고 마이크를 조정했다.목소리는 떨리지 않았지만,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책을 낼 땐 몰랐는데, 이렇게 '사람들 앞에 서는 순간'은 또 다른 종류의 두려움이었다.작가 L의 단편집 《누구도 웃.. 2025. 6. 4.
한잎소설…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5(Five of Wands) 🪓완드 5(Five of Wands), 충돌의 편집회의– 같은 열정, 다른 방향 “아니, 내가 말했잖아요. 이건 작위적이라고.”“작위적인 게 아니라 상징적이라는 거죠. 요즘 독자들은 이런 표현을 오히려 좋아해요.”은호는 눈앞에 놓인 커피잔만 바라보고 있었다.작은 카페의 회의실 한구석, 노트북과 인쇄물을 펼친 젊은 편집자 넷이 격하게 말싸움을 벌이고 있었다.두 번째 출간을 준비 중인 신인 소설가 L의 단편집.이야기 자체는 독특하고 흥미로웠지만, 표현 방식과 구성에 대한 시선차가 편집자마다 극명하게 갈렸다.“2부 순서 완전히 갈아엎자고 한 거, 다들 동의하신 거 아니었어요?”“아니, 그건 지난주 얘기고, 작가님이 그 뒤로 수정을 보냈잖아.”“그 수정이 오히려 덜 매끄럽다고요. 진심으로 이걸 출간하고 싶긴 .. 2025. 6. 4.
한잎소설…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4(Four of Wands) 🏡완드 4(Four of Wands), 작은 축배– 책 한 권이 가져다준 가장 따뜻한 순간 책이 나왔다.정확히 말하자면, ‘세상에 태어났다’는 표현이 맞았다.은호는 인쇄소에서 돌아오는 길 내내 무거운 상자를 가슴에 안고 있었다.눈이 내릴 듯한 회색 하늘 아래, 택배 기사님이 넘겨준 박스는 무게 이상으로 묵직했고, 은호의 심장 소리는 그보다 더 크게 뛰고 있었다.원룸 책상 위에 상자를 올려두고 조심스레 커터칼을 그었다.노란 종이 테이프가 “스르륵—” 소리를 내며 떨어졌고, 그 안에는 깨끗한 비닐로 포장된 《그림자에게 말을 걸다》가 50부, 반듯하게 정렬되어 있었다.그는 한 권을 꺼내, 조심스레 펼쳤다.책의 첫 페이지엔 시인의 사진과 함께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다.“이제야 나는, 내 안의 어둠에게 말을 건.. 2025. 6. 3.
한잎소설…타로 스토리텔링 시리즈, 마이너 아르카나 완드 3(Three of Wands) 🚢완드 3(Three of Wands), 배를 띄우다– 책은 곧 내 마음의 배였다 “파일 최종 확인 부탁드립니다. 표지 인쇄는 오후 4시에 마감합니다.”인쇄소로부터 도착한 메일을 다섯 번째 읽고도, 은호는 선뜻 답장을 누르지 못했다.노트북 화면 속 표지 디자인은 더는 손댈 곳이 없었고, 본문은 이미 세 번의 교정을 마쳤다.그런데도 자꾸만 사소한 문장들이 마음에 걸렸다.“괜찮을까… 이 문장이 사람들 마음에 닿을까…”그는 책상에 턱을 괴고, 다시 한 번 원고를 펼쳐 읽었다.A 시인의 유고 시집, 그 제목은 은호가 직접 붙였다.《그림자에게 말을 걸다》시인의 딸은 그 제목을 보고 울었다. 아버지가 평생 말하지 못한 내면의 외침을, 처음으로 세상이 들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출판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묵직한.. 2025. 6. 3.